세종데일리
칼럼칼럼
역사의 오류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세종데일리  |  webmaster@sjdaily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2.03.07  12:16:5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거짓 역사기록을 위사(僞史)라 한다. 조선 초 이태조의 역성혁명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려사를 찬술한 매판 사학자들은 상당 부분을 거짓으로 기술했다 한다. 우왕을 신돈의 자식이라 폄하하고 공민왕을 변태성욕자인양 역사적 주홍글씨로 재단했다. 정사인 고려사, 고려사절요 만을 토대로 역사를 인식해 온 후대 사람들은 아직도 진실게임 속을 헤맨다.

김부식도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의 말년을 기록하면서 상당부분을 거짓 기술했다. 나당 연합군에게 멸망당한 이유를 주색의 탐닉으로 귀결 짓는다. 그러나 의자왕은 해동증자라는 칭호를 받을 만큼 백성을 사랑하고 덕치를 베풀었으며 신라를 공포로 몰아넣은 전쟁의 영웅으로 재해석 된다. 고구려의 웅지를 지키다 산화한 연개소문의 아들들을 치졸한 권력다툼의 개구쟁이로 만들어 버렸다. 7백년 고구려 사직이 어찌 이들 두 사람의 다툼으로 망할 수 있었겠는가.

백제 말 부흥운동군의 거점인 주류성(周留城)에 대해선 충청, 전북권 에서 여러 지역이 주류성이라고 주장한다. 서천 한산, 홍성, 청양, 연기, 전북 부안등지는 지자체 까지 나서 자기 고장이 주류성임을 내세운다. 어느 지역에서는 산 정상에 기념탑 까지 시설하고 심지어 주류성 축제까지 벌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의 왜곡된 역사 해석이 부른 결과이다. 과연 진짜 주류성은 어디란 말인가.

최근 추사 김정희 선생이 만년에 살았던 경기도 과천의 별서(別墅) ‘과지초당(瓜地艸堂)’도 추사와 관련이 없는 이름이라는 주장이 나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지초당은 추사 유적이라 하여 과천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준 성역화 한 곳. 그런데 이 이름은 추사와 동 시대에 살았던 이재(彝齋) 권돈인((權敦仁)의 아호라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던 곳이다.

본래 이 초당은 추사의 생부 김노경(金魯敬1766∼1837)이 한성판윤 재직 시 과천에 마련한 별장이다. 추사는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묘역을 별서 인근에 모시고 이곳에서 3년 상을 치렀다. 그리고 함경도 북청 유배에서 풀려난 후 서거하기 까지 4년간을 이 초당에서 지냈다.

오류 바로잡는 건 학계와 언론계의 책무

추사유적에 ‘과지초당(瓜地草堂)’이란 명칭을 붙인 근거는 10년 전 과천시가 모대학교 박물관에 연구용역을 주어 조사 정리한 「과천관련 추사 김정희 연구 보고서」다. 문화재청장을 역임한 유홍준 교수도 완당평전에서 이 보고서를 인용하여 ‘과천과 과지초당’의 관계를 무비판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나 이 연구보고서의 근간이 되는 과지초당과 추사 부친 김노경의 관련 된 역사적 기록과 증거가 분명치 않다고 한다. ‘과지초당’이 언급 됐다는 추사의 생부 김노경이 청나라 비학파(碑學派)의 거두 등석여(鄧石如.1743~1805) 자제인 등전밀(鄧傳密)에게 보낸 편지 글씨는 오히려 ‘과지초당노인’의 아호를 지닌 권돈인의 글씨로 보인다는 것이다.

추사의 얼이 깃든 유적에 엉뚱하게도 다른 사람의 아호가 붙어있다면 이는 ‘위사’에 가까운 것으로 역사적 오류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추사와 막연했던 학우 권돈인의 현창사업에도 배치된다.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추사를 연구하고 글씨를 흠모하며 인품을 사모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런 오류가 그대로 존치 된다면 이는 부끄러운 일이다. 역사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도 오늘날 학계와 언론계의 책무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세종데일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