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가 집안 물품을 모두 도난당한 사직동 푸르지오·캐슬 아파트. 외부 어디에도 CCTV 등의 방범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약 2년 전 롯데·대우건설이 공동 건설한 충북권 최대 아파트 단지인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푸르지오·캐슬(이하 푸르지오) 아파트의 방범 체계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아파트 1단지에 거주하는 A 씨는 최근 집안의 물건을 모두 도난당하는 사건을 겪었다.

A 씨가 도난당했다는 1천만원 상당의 물품은 40인치 벽걸이형 TV, 결혼 예물, 컴퓨터, 아이의 돌반지와 팔찌, 옷가지 등 다양하다. 심지어 범인은 아기용 물티슈까지 가져갔다. 그야말로 ‘싹쓸이’인 셈이다.

푸르지오 관리사무소는 경찰과 CCTV 화면을 조사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당시 화면에서 A 씨의 물건들이 나가는 장면은 찾을 수 없었다.

A 씨는 “퇴근하고 집에 왔을 때 공용 현관의 카드키가 작동하지 않아 번호로 열고 들어갔는데 집 안의 모든 물건이 사라지고 없었다”며 “분양한 지 이제 겨우 2년이 돼 가고 지역 최대 규모의 아파트인데 그만큼의 물건이 사라질 정도로 방범이 허술한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 씨는 “건물 외부에는 어린이 놀이터를 제외하곤 CCTV가 전무하다. 통로에도 CCTV는 없다. 바깥 상황을 볼 수 있는 방범 장치만 있었어도 용의자를 찾을 수 있지 않았겠나”며 푸르지오의 허술한 방범체계를 비난했다.

A 씨와 그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사직동 일대에선 A 씨의 경우처럼 TV를 도난당하는 등 절도사건이 빈번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푸르지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단지에는 지하주차장, 지하주차장에서 올라오는 계단, 엘리베이터 내부, 공용현관 입구, 어린이 놀이터에 CCTV가 설치돼 있고 사건 당일에도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었다”며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은 전부 커버할 수 있다. CCTV에 걸리지 않고 물건을 빼돌리려면 2·3층에서 던지는 수밖에 없는데 그런 걸 봤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를 입은 A 씨의 집 현관 도어록도 누가 뜯은 흔적이 없었다”며 전문 절도범의 소행이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푸르지오 AS 사무실 관계자는 “푸르지오·캐슬은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공동으로 건설했는데 당시 시행사 격인 재개발건축조합이 설계 도면을 주며 시공을 발주했다. 그 도면에는 지상 CCTV가 없었다”며 “지상주차장의 차량들이 긁히거나 부딪히는 상황이 생기면 지상 CCTV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간혹 있기는 했다. 놀이터의 경우 어린이 안전에 관한 법률 때문에 CCTV를 설치했지만 지상 시설의 경우 어디에 몇 대를 둬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개발건축조합에 이에 대한 문의를 했으나 조합장이 자리에 없어 답변을 들을 순 없었다.

▲ A 씨가 집안 물품을 모두 도난당한 사직동 푸르지오·캐슬 아파트. 외부 어디에도 CCTV 등의 방범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피해물품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가는 게 사실”이라며 “아파트 도난 사건은 대부분 전과 기록이 다수인 전문 절도범들이 일으킨다. 이번도 그런 경우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푸르지오의 방범 체계 정도에 대해 묻자 “다른 아파트는 입구에만 있는 경우도 있는데 그 아파트 CCTV는 위치가 잘 돼 있어서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은 걸리지 않을 수 없다. 지상 CCTV가 없다고 해서 방범이 허술하다고 보기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안이 잘 돼 있으면 밖이 상대적으로 허술하고 아니면 그 반대인 경우도 있지 않나”라고 전했다.

그는 “산남동 모 아파트는 나이 든 경비원 대신 KT텔레캅을 쓰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관리비는 비싸져도 절도범 등을 막기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직동 931 푸르지오·캐슬 아파트는 2010년 5월 입주를 시작한 충북권 최대 아파트 단지다.

대우건설이 1(1천602세대)·2(70세대)·3(160세대)단지를, 롯데건설이 4(1천219세대)·5(548세대)단지를 공동 건설했으며 83·94·110·132·155·173·216㎡ 면적대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