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실 시공된 조가선 연결 슬리브.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지난해 11월 발생한 KTX 오송역 단전사고는 설계 규격과 다른 부실 시공으로 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오송역 조가선 교체 공사 현장 감리 A씨(63)와 작업자 B씨(49) 등 4명을 업무상과실기차교통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1월 20일 새벽 0시50분부터 4시30분까지 조가선 교체 공사 작업을 하면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설계 규격과 다르게 부실 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가선은 전차선을 같은 높이로 수평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지탱해주는 전선이다.

당시 B씨는 절연 조가선과 나선 조가선을 연결하는 작업을 했다. 두 개의 전선을 잇기 위해서는 금속 슬리브에 전선을 삽입한 뒤 압착해야 한다.

설계 도면상으로는 조가선의 피복을 제거한 뒤 77mm를 삽입해야 했지만 B씨는 54.5mm를 삽입한 뒤 압착했다.

압착 두께도 25mm에 충족해야 했지만 실제 압착 두께는 25.23~26.87mm에 불과했다. 그만큼 압착이 덜 됐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삽입됐던 조가선이 슬리브에서 빠졌고 주행 중이던 열차의 팬터그래프와 충돌하면서 단전이 발생했다.

팬터그래프는 전차 지붕위에 달아 전기를 끌어들이는 장치다.

경찰은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슬리브를 별도 확인절차 없이 현장에 반입하게 한 시공업체 대표 C씨(43)와 차장 D씨(41)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앞서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5시쯤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 열차가 전기 공급 중단으로 오송역 구내에 멈춰섰다.

전기 공급은 2시간 만인 오후 6시 50분쯤 재개됐지만, 뒤따르던 KTX와 SRT 열차 120여편의 지연 운행이 이어지면서 승객들이 다음날 오전까지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