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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일 수업, 세상의 품 늘리기다오병익 청주경산초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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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04  11: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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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겁먹지마. 떨어지다 떨어지다 끝에 닿으면 바닥이 있을거야. 그러면 바닥을 치고 올라 오겠지? 어떤 구덩이에 떨어지더라도 또 올라 올 희망을 가지게 되고 더 강해져서 올라 올거야. 그러니 너무 겁먹지마.’ 평소 즐겨 암송하는 싯귀다. 적령보다 두 살 먼저 학교를 따라 나선 바람에 나는 취학 통지 없이 초등학교 입학을 했다. 당연히 선생님은 내 이름을 부르지 않으셨다. ‘제 이름이 빠졌어요.’ 출석부에 이름을 써 넣으신 후, 연거푸 세 번이나 불러주셨다. 부러워하는 친구들 뒤로 하늘을 오른 듯 기뻤다.

입학식을 마치고 교과서 몇 권 들고 집에 들어서자 어머니를 향해 대뜸 선생님 자랑 먼저 쏟았다. 아버진 공책 두 권과 연필 한 자루를 선물로 주시더니 이런저런 기대까지 얹으셨다. 담임선생님은 반 아이들에게 글자와 함께 소중한 공동체 생활을 가르쳐 줬다. 수업이 끝나면 날마다 운동장에서 팔을 힘차게 젓고 발맞추는 행진으로 당당한 하루 일과를 마쳤다. 크진 않더라도 보고, 듣고, 느끼며 자신의 꿈을 갖도록 좋은 추억들을 만들어 주셨다.

/겨울이 매섭게 시근거리더니 /볕에 계절하나가 웃는다. /잎눈 트는 수줍음처럼 /탄생의 등교길을 열고 있다. /폴짝폴짝 큰 꿈 쪼으며 /개나리 꽃망울도 함께 틔울 준비다./ 필자의 동시‘1학년 1반’전문이다. 새학년 설렘으로 출렁인다. 새내기를 맞은 학교는 온도차를 줄이려는 부지런을 편다. 입학식 날, ‘자주 넘어지고 많이 떨어져라’는 학교장 축사를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당부했다. 사전적 의미로 ‘유도나 체조 따위에서, 메치기를 당해서 나가떨어지든지 갑자기 넘어지게 되는 경우에 아무런 위험도 없이 자기 몸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방법’을 일컬어 낙법(落法)이라고 한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고양이는 땅을 딛고 다시 제 길로 간다. 동심이야말로 참다운 삶과 인성을 아름답게 가꾸는 여백이다. 초행길을 망설이거나 두려워하지만 넘어지고 떨어지는 실수부터 세상 사는 법은 시작되니까.

접촉한 만큼 부드러워지는 인성

주5일 수업제 시행과 함께 여러 명의 교직 새내기들이 발령을 받았다. 배움의 길에서 이젠 가르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정말,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특별한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고 개발하되 늘 혼자의 판단보다 선배 동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새것을 가지면 헌것은 미련없이 버리는 아이들 앞에 ‘헌것이 있어야 새것을 얻을 수 있다’며 손 때묻은 전통과 역사를 외면해선 안된다. 생존 앞엔 경쟁이 필수라곤 하지만 그동안 우리 교육은 오르는 일에만 너무 올인해 왔다. 일등주의는 획일적일 때 의미가 있는 법, 종대로 갈 때는 앞선 사람이 있지만 횡대로 가면 모두 나란하지 않던가?

주5일 수업제를 앞두고 학교가 정작 알아서 차분한 대비를 해온 반면, 울타리 밖에서의 걱정으로 오히려 혼선을 빚는다. 변화와 충격이 최소화 되도록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는 맞벌이 부부와 보호가 필요한 경우 보육교실로 나와 선생님과 함께하는 등, 지역과 학교 실태에 따라 여러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대비하여 학부모 입장 역시 여행이나 각종 체험프로그램과 봉사 활동 정보를 모아왔다. 시행 첫 날, 출근한 직원보다 등교한 아이들 숫자가 적은 걸 두고 설왕설래다. 무조건 다수 학생을 학교 안에 끌어들여야 곧 주5일 수업제의 성공으로 본다면 전혀 무의미한 정책이다. 학교 내 폭력 원인도 대부분 소통부재에서 비롯된다는 통계다.

수업부담 없는 토요일의 가장 큰 장점은 부모자식 즉 세대간 교량역할로 ‘쉼’의 개념을 벗어나 진정한 사람을 만드는 기회다. 아이는 부모와 함께한 시간에 비례해서 마음의 키가 자라고 이야기 한 만큼 세상을 품는 뼘도 커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왜, 자꾸 교직원 편의 쪽에만 포커스를 맞추는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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