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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얘기는 더 이상 않는게 좋겠다"<동영상>세종초대석 - 한봉수 의병장 손자 한민구 전 합참의장
김태순 기자  |  kts56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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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3.01  18: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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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60) 전 합참의장은 구한말 충북·강원·경북 일대에서 의병 활동을 하다 투옥된 항일투사인 한봉수 의병장의 손자다. 군에서 지장이자, 덕장으로 통한다. 체구는 작지만 내공이 만만치 않은 사람이다. 전형적인 외유내강 형이다. 친화력과 언변이 출중해 따르는 선·후배가 많다. 내수 초·중학교를 나온 내수 토박이다. 그는 육사 31기로 군과 인연을 맺었다. 수도방위사령관, 육군참모차장,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군인으로는 최고 명예인 합참의장 등 군 요직을 지냈다.

지난해 1월 말 청해 부대가 삼호 주얼리호(1만1천500t 급)를 납치한 해적을 전원 소탕하고 선원들을 모두 구출하는 작전을 진두지휘한 주역이다. 당시 군사작전의 최고 책임자인 한 의장은 선원들의 안전 문제 때문에 고뇌했으나 작전에서 승리함으로써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으로 실추된 군의 사기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 작전 수행을 결심했다. 군을 총지휘하는 무장(武將)다운 발상이었다.

4·11 총선을 앞두고 청주·청원지역에 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국회의원 출마설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정치보다는 군인의 길을 가겠다고 고사했다. 제93회 3·1절을 맞아 지난해 10월 25일 전역한 한 전 의장을 1일 오후 3시 청원군 내수읍 학평리 한봉수 의병장 사당에서 만나 3·1절을 맞는 감회와 4·11 총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편집자


   
▲ 한민구 전 합참의장.
Q. 한봉수 의병대장의 손자이자 전 합참의장으로서 3·1절을 맞는 감회는.

A. 얘기한 대로 올해가 3·1절 93주년이다. 지금부터 93년 전에 우리 선열들이 우리나라가 자주독립국이라는 것, 우리 민족이 자주민족이라는 것을 세계만방에 고하고 자손만대에 전한 그런 날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국방에 40여 년 간 종사한 사람이고 내 할아버지가 의병 항쟁을 하셨으며 3·1운동 때 만세운동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내가 3·1절을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독립에 많은 기여를 한 스코필드 박사가 3·1정신은 한국인 정신의 상징이라고 한 기록을 봤다. 이제 3·1독립선언서에서 나타난 독립·자주·평화의 가치를 통일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계승해 진정한 부국강병 선진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손자로서 본 한봉수 의병대장은 어떤 사람이었나.

A. 내 머리 속에 남아있는 그 분은 전형적인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굉장히 자상하고 항상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인정 많은 할아버지였다. 반면에 위엄과 기품, 강직한 성품을 가진 분이었다. 그런 할아버지의 영향이 내가 사관학교에 입학하고 군대 생활을 하는 계기가 됐다.


Q. 1975년 육사 31기로 졸업해 2011년 10월 25일 합참의장으로 전역했다. 군 생활 동안 기억에 남는 일이나 성과는.

A. 기억에 남은 일은 굉장히 많은데 육군사관학교 4년 동안 동기 및 선·후배들과 생도 생활을 하며 군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정신·가치를 연마하던 일들이 즐거운 추억이다. 지금도 동기들을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런 얘기를 나눈다. 군 생활 동안 소대장·중대장 때는 병사들과 몸을 부딪치면서 정말 한 마음 한 뜻이 돼 초급장교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때이니까 그 때 기억들은 그 때대로 또 새롭다. 특히 소대장 때인 1976년 8·18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났는데 당시 최전방 철책을 지키고 있었다. 그 때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가는 위기·긴장감을 느꼈다.

중대장 시절에는 중대원 120명과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연대·사단에서 최고의 전투력을 가진 중대로 육성한 기억도 난다. 나중에 장군으로 진급해 국방부에서 국제협력관, 정책기획관 등의 직책을 수행했는데 그 때 한·미 동맹 발전에 관한 여러 가지 구상과 미국과의 협의 등을 통해 군사외교관으로서의 역량을 습득할 수 있었다. 정책기획관 시절에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 남측 대표로 참석, 북한의 간교한 술책·저의를 간파할 수 있는 경험이 됐다. 또 장기국방정책발전방향, 국방개혁 등 여러 중요한 일을 내가 주무국장으로서 했던 경험들이 새롭다.

육군 참모총장 때에는 우리 육군을 기본에 철저하고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위풍당당하게 만들겠다는 각오로 일했다. 합동참모의장 때는 천안함 침몰·연평도 포격에 뒤이어 육·해·공군이 합동성을 강화하고 북한의 어떤 도발도 즉시 응징할 수 있는 철저한 작전대비태세를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 것들이 기억나는 일이며 성과라고 꼽을 수 있다.


Q. 군 생활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이나 고비는 무엇이었나.

A. 지난해는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우리의 재 사격 등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의 위협이 근래 들어 최고조였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려웠다고 말할 수 있다. 지휘관은 항상 불확실한 상황과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의 연속이고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다 보니까 한 시도 마음 편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개 우리 기억에는 남북 간 첨예한 군사적 대립을 겪은 지난해가 어려운 시기였다고 말 할 수 있다.


   
▲ 한 전 의장이 본보 김태순 대표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Q.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나.

A. 내가 전역한 시점을 전후로 내 출마설이 있었는데 고향에 계신 분들이 내게 그런 기대를 해 준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군인으로서 일생을 살아왔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확실히 갖고 있어서 그런 문제는 더 이상 얘기를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리가 다 됐다고 이해하고 있다.


Q. 전역 후 소일은 어떻게 하는 중이며 앞으로의 구상은.

A. 지금은 국방연구소에 자문위원으로 나가면서 여러 가지 국방 연구·발전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다. 또 나름대로 자료를 정리해보고 지나온 군 생활을 성찰하며 책도 읽는다. 앞으로 할 일은 전역한 지 얼마 안 됐으니 차차 생각해 볼 문제이고 많은 예비역 선배들이 간 길 중 하나가 내가 가는 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평소 군인으로서의 좌우명과 가족 관계는.

A. 가족은 아내와 아들·딸 하나씩이다. 좌우명은 ‘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말을 마음 속에 새기고 있다. 매사에 최선을 다 하고 그 결과에 승복한다는 자세를 가지며 항상 공직자로서 분수를 알고 만족할 줄 앎은 물론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는 경구를 마음 속에 새기고 지금까지 지내왔다. 앞으로도 그런 생각,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다.


Q. 군 후배들에게 당부할 말은.

A. 우리나라에 몇 만 개나 되는 직종이 있는데 그 중 군인은 국가를 위해서 필요할 때 자기 목숨을 바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군인은 숭고하다고 말할 수 있고 나 역시 후배들에게 군인이란 그런 것인 만큼 그러한 생활 자세와 철학으로 군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군인을 지망하는 후배들은 항상 그런 생각을 가지고 군인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 한민구 전 합창의장이 ‘청암 한봉수 의병장’의 둘째 딸이자 자신의 고모인 한정애(87) 씨 및 한 씨의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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