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옥천군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고대 도로 전경.｜충북문화재연구원 제공

삼국시대 당시 신라와 백제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격전을 벌였던 충북 옥천에서 신라가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고대 도로가 발견됐다. 

충북문화재연구원은 옥천 제2의료기기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옥천읍 서대리 일대를 조사한 결과 7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신라 고대 도로를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신라 고대 도로는 남동-북서 방향으로 산 정상 부근 사면과 계곡부를 따라 조성됐으며 직선에 가까운 곡선 형태였다. 

현재 확인된 길이는 322m 정도다. 

폭은 5.6m 정도로 도로 표면에는 수레바퀴 자국과 수레를 끌었던 짐승의 발자국도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충북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도로 발굴 과정에서 7세기 신라토기·기와부터 조선 전기에 해당하는 백자 등이 출토됐다”며 “이러한 점으로 미뤄봤을 때 이 도로는 신라에서 조선 전기까지는 교통과 군사상 도로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충북 옥천군에서 발견된 신라시대 고대 도로. 이 도로에는 수레바퀴 자국과 수레를 끌었던 짐승의 발자국도 뚜렷하게 남아있었다.｜충북문화재연구원 제공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따르면 옥천은 554년 신라가 백제 성왕이 이끄는 3만의 군사를 궤멸시킨 관산성이 있던 곳이다. 

이후 백제와 신라가 이 지역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660년 백제 통합 전쟁 시에도 신라의 진군로에 위치한 군사거점이라는 것이 충북문화재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발굴조사 성과를 토대로 이 도로는 늦어도 7세기 이후 신라가 백제를 공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된 관도(官道)로 추정된다”며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보은·옥천 방면에서 대전·유성을 거쳐 공주(웅진)에 이르는 신라의 중요 군량 운송로인 웅진도(熊津道)의 일부로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라의 관도가 서라벌(현재의 경주)이 아닌 지방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라의 도로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

이 도로 주변에서는 신석기·청동기·삼국·조선 시대 주거지와 구덩이 유구, 고려 이후의 토광묘, 고려시대 청자조각, 조선시대 백자 조각과 청동 숟가락 등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