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국회 특활비의 숨바꼭질
오병익  |  obinge@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8.06  19:57:5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달포 전, 숙부뻘 조문 차 고향 장례식장을 들렀다. 초등학교 동기인 마을 이장이 가정 먼저 빈소를 안내했다. 100여 가구 넘게 시끌벅적하던 필자의 어렸을 적 추억은 두 집 건너 한 채 꼴로 빈집 된지 오래다. 15년 째 이장 명찰을 달고 상주보다 바쁜 걸음이다.

특활비 한 푼 없어도 동네 어르신들 자식 대행을 당연 의무로 솔선하는 모습 뒤로 괘씸하고 개탄스러운 국회가 어른거린다. 나라예산을 만지작거리면서 자신들 배만 불려왔다. 교섭단체 대표의 경우 무조건 월 수천만원, 상임위원장·특별위원장 수백만원 씩, 국회의장은 해외 순방에 오를 때마다 몇천만원을 특활비로 챙겼다. 겹 감투를 쓴 의원은 이중 삼중 수령까지 대부분 현금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해 왔다. 혈세의 쌈짓돈엔 ‘영수 증빙서 필요 없음’이란 숨기장난 출구가 있었다.

새벽부터 하루 수천km를 누빈 택배 기사 발품과 수당을 모아 수년째 독거노인 돕기·경로잔치·장학금 기탁 등 마을 발전에 앞장서는 이장을 생각하면 같은 국민인 게 악랄하다. 서민들 팍팍한 생활로는 구경하기조차 힘든 뭉칫돈을 맡긴 것처럼 꼬박꼬박 타낸 의원들 생각할수록 ‘대박’이다. 나라 살림은 어떻든 오로지 먹이 사슬을 쫒아 허둥대고 겉으론 궤변에 당당하다.

듣지 않아도 될 비난까지 자초하여 사정(司正) 일 순위 된 국회, 더 말해 뭣하겠는가. “왜 관례를 갖고 시끄러울까” 역대정권의 요란한 변죽이었을 뿐 적폐 고리 끊기 예외 존(zone), 입법을 한답시고 기세등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파워다. 국회 특활비 국민여론 조사 결과 매우 부정적(투명한 공개와 개선 52.8%·폐지 42.3%) 응답이었으나 의원들은 ‘현행 유지’쪽으로 찰나의 답을 냈다. 실랑이조차 민망하다.

차라리 솔직한 고백 앞엔 분노 쯤 잠재울 수 있으련만 “정당하게 쓸데 썼다”며 기자회견을 하는 등, 애꿎은 오리발로 실체를 묻으려하니 마뜩잖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남의 일처럼 안이한 처사다. 대책은 무엇일까? 제 2의 세비처럼 개인 용도로 흔전만전 썼다면 범죄보다 더 나쁘다.

20대 국회 후반기 신임 문희상 의장은 “대명천지에 주머닛돈이 어디 있고 쌈짓돈이 어디 있느냐, 명세서를 달 수 없으면 쓰지 말아야 한다”며 국회차원 대수술 결단을 비쳤다. 하지만 땜질 처방으로 오히려 또 하나의 빌미를 주게 된다. 준엄한 잣대와 일벌백계가 정답이다. 입법부 흔들기라는 반격으로 보아 국회개조의 과제, 언제 사죄하고 깨어날지 전국 이장님들 사례부터 학습하는 게 차례다.

◇ 선량(選良)답게

아무리 참신하여 금방 커다란 변화를 전제한 칼날이라도 제 식구 챙기기나 감싸려 하면 칼끝은 무디고 만다. 예외와 사각지대를 늘릴수록 집도(執刀)는커녕 불신과 의혹만 불어난다. 정치적 빅딜이나 당장의 곤경만 모면하려 해선 안 된다. 현실적으로 끄떡 않는 금배지의 신드롬은 도덕적 방치다. 정밀하게 진단해야 정확한 처방이 나올 수 있다. 변해야할 때 저항은 배짱도 뚝심도 아닌 스스로 무덤 파기다.

세상에 미워해도 될 사람은 없으나 무시할 사람은 있다. ‘현량방정(賢良方正)·효렴(孝廉)’의 상징인 선량(選良)을 ‘돈 먹는 괴물’로 착각, 2년 뒤 우후죽순처럼 입 닦고 나설 몇몇 국회의원 앞에 기댈 곳조차 잃은 국민감정, 영원한 숨바꼭질일지 챙겨 볼 일이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오병익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