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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오병익  |  obi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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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18  19: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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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어렸을 적, 동네 어른들의 ‘될 성 부른 나무 떡잎부터 다르다’는 잦은 말씀을 기억한다. 성공 낌새나 징조를 일컫는 말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곰곰 되짚어 봐도 언어가 거칠거나 행동이 포악하여 손가락질 당하는 또래를 찾아볼 수 없었다. 가끔 책상 위에 경계선을 그어 수호를 하거나 땅따먹기 도중 규칙이 조율되지 않아 옥신각신하다 금세 풀어지는 게 전부였다.

6·13 동시지방선거에서 화가 치밀었던 건 툭하면 ‘초등학교 반장 뽑기도 아닌데…’ 란 비유다. 요즘 민주주의 최고 모범 답안이라 할 수 있는 초등학교 반장 선거, 학교 현장을 너무 모른 폄훼로 엄연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다. 아이들 알면 밖으로 뛰쳐나와 성토할 일이다. 오히려 초등학생에게 투표권을 주면 훨씬 공정하고 깨끗할 대한민국 선거 아닌가 묻고 싶다.

선거운동 마감 시각까지 뒤집기니 한 판이니 요행을 노리며 네거티브·샤이보수·가짜뉴스·꼼수로 반목과 상처를 남겼다. 무상 시리즈 거품 외 이슈라곤 찾아볼 수 없는 후안무치(厚顔無恥)로 일관했다. 기초의원 정당 공천 폐해 역시 모르쇠인 이유도 드러냈다. 국회의원과 당의 짭짤한 갑질(패거리·들러리·먹이사슬) 대상을 누구인들 놓으려하겠는가. 어쨌거나 당·낙은 승자와 패자라기보다 강쇠와 노마로 갈랐다. 흥미로운 건 링에서 내려오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맞고도 여전히 살아있는 너무 병든 입이다.

그나마 여당과 덩치 큰 야당 투표용지 끄트머리를 채워가며 고군분투한 젊은 인재의 몸부림,부쩍 늘어난 2030세대 653명 이유 있는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더 공부하고 대비하면 충분히 가능할 일이다. 당선자·낙선자 모두 축하와 위로를 전한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트라우마를 안고 평생 살아갈 수 없다. “울고 싶어라 이 마음 사랑은 가고 친구도 가고…왜 가야만 하니 왜 가니” 두 노랫말처럼, 모두 떠나기 전에 자신과 빨리 화해해야 이기는 거다.

선거란 정말 묘해서 당선자, 낙선자를 묶어 난도질하고 못된 것부터 흉내 내다 망가진 운명 쯤 흔하다. 대부분 선거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자기중심적 판단에 기인 하지만 표밭처럼 무서운 비수는 없다. 기득권을 지닌 쪽은 바뀌기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당선은 곧 국민을 섬기는 4년짜리 ‘공복·청백리·머슴’이다. 행사장에서 꽃사지나 달고 산하공무원 인사·이권유착에 맛들이면 정상 역량을 가동할 수 없다. 관습처럼 굳어진 무사안일·복지부동·변칙행정·도덕 불감증과 타성 등 오죽 답답했으면 경력·인맥·조직·돈의 열세를 무릅쓰고 도전의 격랑에 끼어들었을까.

취임과 함께 왼쪽 깃에 붙일 배지야 말로 청렴·책임 표시다. 합리적 공론을 무시하거나 무조건 전임자 흔적을 지우려는 오락가락 행정은 거센 저항의 덫이 될 수 있다. 바둑에서 한 수가 사활을 일구듯,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인생의 짐은 결코 무겁지 않음을 노래를 통해 느낀다. 모든 건 하기나름인 자기 권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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