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성(왼쪽) 단양군수가 23일 영주시청을 방문, 김주영 영주시장에게 '소백산면' 명칭 변경 추진에 항의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행정구역 명칭변경을 놓고 충북 단양군과 갈등을 빚는 경북 영주시에 관련 조례의 개정 보류를 요구했다.

26일 단양군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 21일 영주시장과 영주시의회 의장에게 `행정구역 명칭변경 관련 권고'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행안부는 영주시 단산면의 소백산면 명칭변경 조례 개정 추진과 관련, "인근 자치단체와 갈등이 발생하고 있어 중앙분쟁조정심의위원회의 조정결정이 나올 때까지 이를 보류해 달라"고 요청했다.

충북도와 단양군은 지난 17일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이 문제를 공식 제소했다.

영주시와 영주시의회는 단산면의 행정구역 명칭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영주시 읍면동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27일 열리는 영주시의회 제165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단양군은 지난달부터 "경북 영주시가 단산면의 행정명칭을 소백산면으로 바꾸려는 것은 소백산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오만과 착각"이라며 개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행안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주시는 단산면의 소백산면 명칭변경을 예정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김주영 영주시장과 김인환 영주시의회 의장은 지난 23일 김동성 단양군수와 만난 자리에서 "단산면 주민 82%가 찬성하고 뜻을 모아 명칭변경을 건의한 이상 행정절차와 법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중앙분쟁위가 단양군에 유리한 결정을 한다고 해도 조례 제ㆍ개정 권한을 가진 영주시의회가 이를 거부하면 어쩔 수 없다.

김동성 단양군수는 "2007년 9월 강원도 강릉시와 평창군이 대관령면 개칭을 두고 유사한 갈등이 있었으나 강릉시의 행정소송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선례가 있었다"며 "중앙분쟁조정심의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과 중재를 통해 원만한 결론 도출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영주시는 인근 풍기읍에 인삼, 순흥면에 도호부와 소수서원, 부석면에 부석사가 있지만 단산면에는 내놓을 만한 브랜드나 관광지가 없다며 지난해 9∼11월 단산면 주민 1천84가구 중 893가구(82.4%)의 동의를 얻어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