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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앞에서도 노 할수 있는 용기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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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6.01  20: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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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조선 왕조사회 간관(諫官)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임금의 잘못을 지적했다. 간관이란 바로 임금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책무였다. 이 것이 화근이 되어 죽음을 당하기도 하고 귀양을 가기도 했다.

오백년 유교사회 국가의 요직에 있던 이들의 젼력을 보면 대부분 간관직을 거친 이들이다. 관후한 인품을 지녔던 세종 때 황희 정승은 간관으로 있을 때 충녕대군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다가 귀양을 갔다. 태종이 장자 계승원칙을 위배했기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다. 세종은 이런 황희를 유배지인 남원에서 불러들여 중요 직을 제수한다. 원리원칙을 지키며 바른 소리를 할 줄 아는 신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선조 때 옥천 밤티에 은거했던 조헌(趙憲)은 도끼를 들고 상경하여 상소를 한다. 왜 그가 지부상소(持斧上疏)를 감행한 것일까. 임진전쟁이 일어나기 1년 전 일본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신을 보내 ‘명나라를 칠 터이니 길을 빌려 달라(征明假道)’고 요구했다. 이에 조헌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상경하여 “일본 사신의 목을 베고, 침략에 대비하여 국방력를 강화하라”는 상소를 올린 것이다.

“반드시 현소와 평의지의 목을 자르고 천하에 선포하여 천하 사람들과 함께 소리를 같이하여 격문을 보내되 허점을 노려 수도를 공격한다고 하면 이러한 말이 사방에서 동쪽으로 보고되어 풍신수길도 바다를 건너와서 우리나라를 엿볼 계책을 세우지 못할 것이옵니다....”

선조는 조헌의 상소를 듣지 않았다. 조헌은 사흘이 되도록 답이 없자 땅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선혈이 낭자한 채로 통곡했다. “명년 산골짜기로 도망갈 때 반드시 내 말이 생각날 것이다.” 조헌이 얼마나 싫었던지 선조는 간귀(奸鬼)라고 까지 표현했다.

강직했던 간관이라면 가인 정철(鄭澈)을 빼 놓을 수 없다. 조헌이 옥천 밤티에 은거하여 충을 실천했다면 정철은 죽어 진천 문백 땅에 묻혔다. 정철은 어전에서 선조의 잘못을 큰 소리로 떠들어 탄핵을 받았다. 귀양을 가면서도 임금에게 끝까지 올바른 소리를 하여 임금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선조 때 명신이자 청백리였던 이항복(李恒福)은 광해군도 존경했던 인물이었다. 임금이 하는 일을 비판 않았으면 부귀영화가 보장되었다. 그런데 광해를 둘러싼 집권세력의 전횡이 심해지고 나중에는 인목대비마저 폐출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정면에서 반기를 들었다.

반대세력인 서인 가운데 백사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와서 회유했다. 공갈성 발언을 서슴지 않아 가족들이 걱정하여 백사를 만류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백사는 관복을 입고 어전에 나가 임금의 불효(不孝) 지적했다. 백사는 광해의 노여움을 사 북청에 유배되었으며 끝내는 이곳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했다.

올바른 신하를 가리켜 육정(六正)이라고 한다. 성신(聖臣), 양신(良臣), 충신(忠臣), 지신(智臣), 정신(貞臣), 직신(直臣)이다. 반면에 간사한 신하를 육사(六邪)라고 했다. 구신(具臣), 유신(諛臣), 간신(奸臣), 참신(讒臣), 적신(賊臣), 망국신(亡國臣)이다. 당태종이 정관정요를 지어 경계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 바로 ‘육정육사’다

괴산 출신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작심, 현 소득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수정을 요구한 것이 화제다. 그가 아니면 누가 대통령 앞에서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지금 한국의 경제현실이 심각하다는 것을 청와대 참모들이 모르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김부총리의 용기로 유교사회 간관들의 고사가 생각나 적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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