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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史 정신의 벤치마킹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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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26  13: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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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선생. 우리 충청도가 낳은 불세출의 명필이시다. 역사상 어떤 명필인들 선생의 높은 서예 경지와 비교 할 수 있겠는가.

당대 청나라 지성들도 추사를 해동제일의 학자요 명필이라고 칭송했다. 왜 중국인들이 추사를 이렇게 평가한 것일까. 추사가 일생동안 중국에 머문 기간은 고작 20일. 사신인 부친을 따라 연경(北京)에 간 것이 계기가 된다. 추사는 제주도에서 방면되어 과천에 살면서 연경 행을 시도하기도 했으나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한번 방문으로 자족해야 했다.

20대 젊은 추사는 연경에서 학자 완원(阮元)을 만났다. 추사가 아호를 완당(阮堂)이라고 자호한 것은 바로 완원과 사제의 의를 맺은 때문이다. 추사는 연경에서 완원을 통해 당대 석학이며 명필인 옹방강(翁方綱)을 만난다.

이들은 지금의 북경 한 그윽한 명소에서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담론을 벌였다. 추사는 중국어를 못해 필담으로 마음을 열었다. 그런데 옹방강은 추사의 글씨와 해박한 지식에 그만 정신을 뺏기고 만다.
“아! 이럴 수가 있나. 작은 동국의 젊은이가 어떻게 이처럼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으며 학문에 밝은 것인가.”

벼루가 구멍이 날 정도로 글씨를 닦은 추사의 서예 경지에 중국 대학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리고 역사와 문학 경학등 높은 학문의 경지에 또 한번 놀랐다.

추사는 제주도 귀양을 가서도 옹방강, 완원등 중국 스승들과 서신을 교환하며 교유를 했다. 이를 전달한 이가 바로 추사의 제자인 우봉(牛峰) 이상적(李尙迪)이다. 그는 역관(譯官)이었는데 위험을 무릅쓰고 두 번이나 제주도를 다녀왔으며 추사의 편지를 연경의 옹방강등에게 전달하고 그들이 써준 글들을 가져왔다. 국보 제 180호 세한도(歲寒圖)는 바로 추사가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명작이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 제일 늦게 낙엽 지는 소나무와 잣나무의 지조에 비유한 것이다.

중국을 감동시켜야 성공한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들의 마음속에는 수십 년을 만난 그 어느 사제 간 보다도 깊은 정이 익어갔다. 중국인들이 감동한 또 하나의 추사는 바로 고매한 인품이었다. 불교에 심취했던 추사는 불교경전은 물론 당, 송대 선시(禪詩)에도 밝았다. 소동파, 두보의 시를 항상 가까이 했으며 신라 고운 최치원, 진감선사의 시를 애송했다. 욕심이 없었고 항상 온화한 인품으로 살았다. 중국 최고의 지성들은 추사에게 보낸 편지글에서 애틋한 정을 담았다.

한국과 중국은 이제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경제 동반자 관계가 되고 있다. 중국에 유학 중인 한국학생이 10만명에 달하고 한국에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이 3만명을 넘고 있다.

중국과의 거래나 교역 시 가장 중요 한 것은 평여우정신(朋友情神)이라고 한다. 즉 이들을 감동시켜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는 중국 전문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중국 진출 대기업들은 중국어에 능통한 한국 젊은이를 채용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중국인을 감동 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추사처럼 중국의 지성과 중국인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 중국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전문가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란 생각이다. 지금 이 시대 ‘추사정신’을 반추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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