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이 최근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나 일선 학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용이 기대에 못 미치고 실효성도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22일 충북 도내 일선 교사들에 따르면 도교육청 대책의 핵심인 학교폭력 대안교육기관 운영 방안부터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방안은 시ㆍ군교육지원청의 `위(Wee) 센터' 11곳과 외부 기관 및 단체 5곳을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 `위 스쿨'처럼 운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학생' 상담을 주로 해온 `위 센터'를 인력이나 예산의 추가 지원 없이 그냥 대안교육기관으로 지정한다고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는 지적이 많다.

도내 교육지원청에 `스쿨폴리스'로 배치된 한 경찰은 "임상심리사나 상담사 대부분이 계약직인 위 센터는 장기적으로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어렵다"며 "현재 운영하는 5일 정도의 단기 프로그램으로 폭력 학생이 바뀔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학교폭력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교사들의 효과적인 생활지도를 장려할 수 있는 대책이 빠져 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학교폭력 문제에 정통한 청주 `마을공동체 연구소'의 문재현 소장은 "교육청 대책에는 최근 사회문제로 불거진 `일진'이라는 단어조차 없다"며 "`일진'문제가 빠진 대책은 학교폭력의 뿌리는 그대로 두고 곁가지만 자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쉬쉬'하기에 급급한 일선 학교 현장의 관행을 근절하려는 교육청의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교 설문조사가 별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데도 이번에 새로운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교과부가 실시한 것처럼 비밀이 보장되는 우편설문조사나 `문제학생'에 대한 집중 면담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충북교육발전소의 박옥주 정책실장은 "해외연수 확대 같은 인센티브를 줘 교사들의 생활지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겠다는 것은 `땜질식 처방'"이라며 "학생 생활지도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학교에 공문처리 전담요원을 배치하는 것에 대해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가해ㆍ피해학생에 대한 치료ㆍ교육프로그램을 보급해 `위 센터'가 대안교육기관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면서 "담임과 생활지도 교사가 더 자주 `문제학생'을 상담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bw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