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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우습게 보는가
오병익  |  obing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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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19  19: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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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소리 내지 않는 비로 목욕하는 나무 /겨우내 묵은 때도 간지럼 타며 /뽀얀 젖살 오를 꿈 키우던 날 /운동장 아이들 /언 땅 뛰는 소리에 /움쭉움쭉 잎눈도 /덩달아 핀다. 필자의 동시 ‘이른 봄 나무’ 전문이다. 무채색 세상을 유채색으로 바뀌는 계절조차 잊은 6월 13일 치러질 민선 7기 전국동시지방선거 판세가 연일 머리기사를 차지하고 있으나 갇힌 프레임을 빠져나올 기미는 글쎄다.

특히, 중앙정부 업무이던 각종 사업 인허가권 및 감독·단속권 등 이양에도 지방자치단체장의 총괄 자격 미달·진정성과 청렴자질 부족·무소신 무책임은 지방자치의 갈 길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긁을수록 부스럼으로 분노케한 선출직 공직자 자질, 유권자와 계약된 ‘기간제’ 신분임을 잊은 과잉 풀뿌리 민주주의 학습 오류이다.

청탁과 비리 관련 잡음도 끊이질 않는다. 한 번 무너지면 생각처럼 복원이 쉽지 않다. 스스로 꼿꼿하면 감사를 겁내고 들이대는 카메라를 불편해할 이유도 없다. 왜 일찌감치 무덤을 파고 묻히려 할까? ‘표적·결백·오해…’ 귀 익은 단어에 의지하여 물타기를 시도하지만 성추행에 음주 운전, 금품수수 등 단골 메뉴로 흐려진 윗물 아래서 청수(淸水)를 기대하려는 여전히 의구심마저 든다.

공직은 무한책임 행보다. 표 몇 장 보태 준 사람에게 찍어줄 꽃 점보다 지역구만 바라보며 민생과 현안 해결이 먼저다. ‘부(富)보다 값진 맑은 가난’의 영혼으로 화분 하나도 소유와 멀었던 법정스님, 평생 ‘나부터 지금부터’였다. 숙성된 진짜 인물은 출마에 손사래를 치고, 때만 되면 나타나 표 구걸하는 증후군, 유권자로 부터 무시당하는 후보자처럼 비참한 게 어디 있으랴. 분수를 모른 출마 선언에 우울해 진다. 그런 중독을 가리켜 약도 처방도 소용없는 ‘난치병’이라 했잖은가.

◇유권자 무서운 줄 알아야

소위 간판급 정치인도 사라진지 오래다. 내일 또 어젠 서울을, 오늘은 호남으로, 바뀔 게 분명하다. 유권자는 안중에 없는 흥정을 해댄다. 순전히 자기 입 맛 따라 자기만 배불릴 사욕 맞다. 생각보다 영원히 묻힌 비밀이 드물다. ‘털면 다 나온다’는 선거용어까지 제철 만났다. 자신의 족적과 상황을 꼼꼼 짚어 유권자 앞에 떳떳해야 하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겉과 속’으로 몇 중 플레이 달인인 일부 위정자 행태, 괘씸의 극치다.

고수란 자기관리로 승부하는 법, 어떤 선거에서나 사람됨을 거를 수 있는 장치는 투표 밖에 없다. 선거란 원래 참정권 중 유일하게 요지경으로 불린다. 어떤이는 도토리 키재기라며 아예 거칠게 비판한다. 요즘 들어 부쩍 대규모 행사와 금세 살 처분될 덩치 큰 공약 폭탄이 쏟아진다. 멍청한 유권자 함정을 또 판다. 그러나 선거의 힘은 표(票) 한 장 이다. 유권자가 무섭다는 걸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겨우내 묵은 때를 씻으며 움쭉움쭉 새 잎을 키우는 ‘이른 봄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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