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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기념회’도 적폐다
김태순 기자  |  kts56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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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4  20:5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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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순 대표기자

6·3지방선거 100여일 앞두고 후보들 레이스가 본격화하면서 예비후보들의 출판기념회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우편으로 시도 때도 없이 반갑지 않은 초대장이 날아온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에게 부담이 더 크다.

광역·기초단체장, 교육감, 지방의원 출마 예정자들이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전국에서 하루가 멀다고 열린다. 공직선거법상 출판기념회는 선거일 90일 전까지는 횟수와 관계없이 열 수 있다.

물론 출마 예정자가 자신의 인생 역정과 행정 비전, 가치관, 청사진이 담긴 책으로 유권자와 소통하려는 걸 무조건 비판할 일은 아니다. 인지도 높일 수 있고, 세 과시할 수 있고 선거자금 챙길 수 있는 1석 3조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 관련 법규는 선거일 전 90일부터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개최를 금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103조 5항이 유일하다. 출판기념회를 통해 얼마를 모금했는 지 중앙선관위에 신고할 의무도 없다. 과도하게 책값을 받은 정황이 드러나도 이를 조사할 근거가 없다. 정치자금법이 후원회 회계보고 등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개인 후원금은 정치자금법 규제를 받지만, 책값 명목의 축하금품은 기부 행위로 간주하지 않는다. 행사에 보내는 화환만 10만 원 제한이 있을 뿐 책값은 기준 자체가 없다.

그래서 출판기념회를 바라보는 일부 시선은 곱지 않다. 매번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에 참석해 정가보다 비싸게 책을 사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책값은 1만5천원내지 2만원이다. 출판기념회에서 정가를 받는 예비후보는 전무한 실정이다. 보통 3~5만원, 많게는 10만원을 내고 책을 산다. 기업인들은 축하금 형식으로 거금(?)을 내는 경우도 있다. 재선·3선에 도전하는 단체장의 경우 산하 공무원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성의를 보여야 한다. 눈도장을 찍어 나중에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서다. 일종의 ‘보험’인 셈이다.

일부 예비후보는 출판기념회에 거금(?)을 모은 후 출마자체를 포기해 ‘먹튀논란’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출판기념회가 변질된 편법의 후원회가 되고 있다. '민폐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2015년 12월 모의원은 출판기념회에 카드 단말기를 의원 사무실에 설치해 놓고 책을 팔다가 도덕성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법이 추진된 바 있다. 하지만 의원들 반발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실패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긍적 여론도 있다. 출판기념회를 막을 경우 다른 통로를 통해 정치자금을 모을 수밖에 없다. 출판기념회가 편법이라면,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편법이 아닌 불법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민폐’ 출판기념회도 적폐…시민단체가 투명운동에 나서야

다행히 변화의 조짐도 있다. 일부 예비주자들이 출판기념회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아예 열지 않는 것이다.

청주시장에 도전하는 김양희 충북도의장과 유행열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은 출판기념회를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방법은 있다. 참석자들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해 책값 정가를 받는 것이다. ‘여러분! 책값은 정가 이외 봉투는 접수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행사장 입구에 내거는 것이다. 그러면 당장은 손해지만 선거 때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민단체들이 정가 판매와 현장 구매 권수 제한, 영수증 발급, 내역 공개 등 투명 운동에 적극 나서는 것도 좋다.

문재인정부에서 적폐청산이 한창이다. 수십년째 되풀이 되는 ‘민폐’ 출판기념회도 분명 적폐다. 당장 청산되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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