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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은 군수들의 무덤인가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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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2  18: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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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괴산군은 전국에서도 아름다운 산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화양구곡은 국가가 처음으로 지정한 사적경관이다. 송자(宋子)로 지칭 받는 성리학의 대가 우암 송시열 선생의 정신이 살아있는 유학의 성지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찾는 화양구곡. ‘비례부동(非禮不動)’이라고 쓴 각자를 좋아한 것은 그 뜻에 있다. ‘예(禮)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공자의 말씀이다.

30년 전 괴산에 살고 있는 지인. 친구들과 밤새 막걸리를 마셨던 괴강. 원효대사가 은거하며 수도했다는 군자산의 웅자, 세속을 잊은 듯 한 공림사의 고적함은 필자가 사랑해 온 곳이다.

괴산군이 조성한 산막이 길. 이 길을 따라 역사의 향기도 즐겨 왔다. 인근에 있는 칠성 외사리 사지는 천 수백년전 신라인들이 세운 외사(外寺)라는 절이 있었던 곳이다.

외사라는 이름이 지금의 외사리로 남아 있다. 진흥왕대 고구려와의 전쟁에서 죽은 화랑들을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웠다는 ‘외사’가 바로 여기는 아닌지. 이 절에서 많은 신라 고려 와당이 수습되었으며 이 와당들은 지금 문의 와당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역사가 있고 산수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예부터 괴산 주민들은 순박한 심성은 알아준다. 괴산 색시 하면 부덕이 있는 규수로 인정받는다, 전국에서 효자 열녀 효부의 비가 가장 많은 곳이 괴산이다.

부군이 죽으면 따라 목숨을 끊은 열녀, 아비 없는 자식들을 잘 성장시켜 성공시킨 어머니, 시부모를 끔찍이 모신 효부들의 얘기가 가장 많은 곳이 괴산이다.

그런데 지금 괴산은 어떤가. 역대 군수들의 무덤이 되고 있다. 줄줄이 재임 중 낙마하거나 구속되는가 하면 당선 무효형이 선고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 차기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든 온전하게 직무를 수행 할 수 있겠느냐는 자조 섞인 소리가 나온다.

필자는 뇌물 수수로 현재 옥중에 있는 임각수 전 군수를 지켜본 여러 언론인 중의 하나다. 마른 체구에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임 전 군수는 자수성가를 한 전형적인 공무원상이다. 그가 서울의 한 포럼의 초청을 받고 강연을 했는데 필자가 참석하여 청강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의 지자체 운영의 허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는데 명 강연이었다. 강연이 끝나고 임 전 군수는 중앙부처에 방문일로 점심을 먹지도 못했다. 그는 차 안에서 괴산 농산물인 찰옥수수로 점심을 때웠다. 괴산군의 예산확보를 위해 뛰느라 찰옥수수가 점심 대용이었다.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막이 옛길은 연간 20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이곳은 환경부 지정 생태관광지,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 한국관광공사 추천 걷기 여행길 10선에 선정될 정도의 유명해 졌다. 지역경제에도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그는 또 충청도 양반길, 연풍새재옛길복원, 화양동 계곡 내 야영장 설립 등 환경과 문화, 관광이 하나로 어우러진 특색 있는 관광지를 구축했다. 세계 엑스포 까지 치른 괴산 유기농사업의 성공은 임 전군수의 열정이 낳은 결과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괴산군수가 되었으며 전국 최초의 무소속 3선 신화를 기록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를 지켜본 공직자들도 말을 아끼지만‘ 진정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 해온 군수’라고 평가하고 있다.

얼마 전 충북시장군수협의회 현직 단체장들이 임전 군수를 면해 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끈다. 임 전 군수는 지금 70세를 넘은 고령이다. 죄는 밉지만 그의 공로를 뒤돌아보는 법의 재량은 없는 것인지. 재직 시 점심을 굶으면서 까지 괴산을 위해 뛰어 온 그를 보고 싶어 하는 군민이 많다는 것을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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