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열린 주성대 졸업식에서 학사모를 쓴 류인관 씨가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환갑에 중학교에 입학한 시골 마을 이장이 8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주인공은 청원군 내수읍 마산리 류인관(68) 이장.

그는 지난 17일 주성대(2년제)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환갑을 맞은 2004년 내수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배움의 끈을 다시 부여잡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던 그는 1976년 기능직 공무원으로 채용돼 내수초등학교, 비상초등학교, 내수중학교에서 근무하다 2002년 퇴직했다.

그는 "학교에 근무할 때도 생각은 있었지만 손자뻘 되는 아이들과 학교에 다닐 용기를 내지 못했다"며 "퇴직 후 우연히 내수중학교에 들렀다가 입학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청주농고를 거쳐 2010년 대학생이 됐다. 8년 간 중ㆍ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면서 결석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공부해야 하는 대학 때가 중ㆍ고등학교보다 몇 배 어려웠던 것 같다"며 "시험 때는 며칠 밤을 새워 공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학교에 다니면서도 마을의 대소사를 빠짐없이 챙겨 10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청원군 이장협의 회장으로도 선출됐다.

류씨는 "묵묵히 뒤에서 도와준 아내가 고맙다"며 "대학 전공을 살려 외롭고, 힘든 이웃을 돌보며 남은 인생을 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