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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유물 공개의 감동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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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2  2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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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아키히토 일왕 부부는 지난 9월 일본 안에 있는 고구려 왕족 신위를 모신 고마신사(高麗神社)를 참배했다. 자신이 백제의 후손임을 밝히기도 한 아키히토가 고구려 역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한반도 역사에 대한 애정에서 나온 것일까.

고마신사는 고구려 왕자 약광(若光)을 모시기 위해 730년 세워졌다. 고구려 멸망 62년 뒤의 일이다. 약광은 나라가 망하자 일본에 도래하여 고구려 사람들을 규합, 고마군을 창설한 뒤 수장을 맡았다고 기록된다.

고약광의 59대손이며 고마신사 규시(宮司)인 고마스미오(高麗澄雄. 현재는 고인)씨가 30여년 전 청주를 다녀갔다. 필자의 안내로 청주에 있는 고구려 유적과 북일면 비중리에 있는 고구려 불교 유물인 일광삼존불을 친견하기 위해서 였다.

그는 첫눈에 매우 위엄이 있어 보였으며 자신이 고구려 왕족이라는 긍지가 몸에 밴 인상이었다. 학구적이었고 청주지역에 있는 고구려 유적에 관해 공부하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남한에서의 고구려 유적은 지난 30여년동안 많이 조사되었다. 한강 유역에서는 고구려 성터 유적이 여러 곳에서 확인 되었다. 보기 드문 고구려 특유의 적색 와당도 조사할 수 있었다.

고구려 구토인 충북에서도 새로운 유적이 조사되었으며 충주 고구려비, 탑평리 사지, 봉황리 마애불상군, 청원 일광삼존불 구녀성, 부강 개소문 산성, 천안 전의면 고구려 산성 조사 등은 수확으로 손꼽힌다. 충주는 고구려 유적의 보고로 평가 되었다. 탑평리 사지에서는 국내성 유적에서 발견되는 붉은 색의 연화문 와당도 찾아졌다.

고구려 역사는 우리 민족의 뿌리임에 틀림없다. 고려 태조 왕건도 신라를 계승하면서도 국호를 ‘고려(高麗)’라고 했다. 이는 광대한 영토와 국력을 자랑했던 고구려를 회복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고구려는 본래 ‘고려(高麗)’ ‘구려(句麗)’ ‘구리’ ‘고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지금 남아있는 금석문과 사료에도 ‘高麗’라고 표기 되는 것이 많다. 장수왕이 내려와 위례성에 있던 백제 개로왕을 참수하고 웅거 했던 경기도 ‘구리’시란 이름도 ‘句麗’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희자전을 보면 ‘麗’는 ‘려 혹은 리’로도 읽는다고 돼 있다.

태조 왕건은 고구려 역사 회복의 뜻을 선포하고 연호를 천수(天授)라고 하여 스스로 황제라고 불렀다. 천제의 아들인 고구려 시조 동명왕의 의기를 계승하려는 뜻에서였다.

지금 중국은 고구려 역사를 자국의 지방정권이라고 정의하여 역사에 편입하고 있다. 많은 고대사 학자들이 그 당위성을 주장하는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자신들의 정사인 송사(宋史), 명사(明史)에 까지 한국사로 정의한 기록마저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서산에 소재한 한서대학이 박물관 안에 4백여점의 고구려 특별 유물을 상설 전시, 학계와 일반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특별전에는 고구려 수도였던 만주 지안 국내성, 환도성과 기타 유적에서 출토되었다는 와당과 토제 유물등이 다양하게 전시되고 있다.

고구려 특유의 다양한 귀면(鬼面. 혹은 龍面) 와당을 비롯,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 되지 않은 명문이 있는 도조(陶灶. 부뚜막 토기 부장품), 동한(東漢), 동진(東晉)의 불교 유물을 닮은 토제 불상, 사천왕상, 전(塼)등이 눈길을 끈다. 이들 유물을 보노라면 고구려 민족의 힘찬 기상을 절감할 수 있어 가슴이 벅차오른다. 신라, 백제 유물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이다. 유물확보가 가장 어려운 만주일대의 고구려 전기 유물이란 점에서 매우 귀중하며 앞으로 보다 활발한 연구가 기대 되고 있다.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비, 진정한 우리 역사인 고구려를 지키는 것이 대학과 역사학계의 책무다. 비장하고 있던 고구려 유물을 공개한 한서대학의 용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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