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선고로 벼랑 끝에 몰린 이승훈 청주시장의 정치적 명운을 가를 대법원 최종 판단이 9일 이뤄진다.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제1호 법정에서 이 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판결을 내린다.

이 시장은 앞서 지난 4월 항소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자 상고했다.

선거홍보비용 범위에 대한 원심의 법리 오해와 사실오인 여부를 따져보겠다는 게 상고이유다.

양형 결정에 가장 중요한 정치자금부정수수죄를 놓고 1·2심 재판부의 유·무죄 판단이 엇갈린 데다 선거컨설팅 계약 체결과 선거용역비 정산 시점이 중요한 변수인 터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얘기다.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정치자금부정수수죄마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힌 탓에 벌금형에서 징역형으로 형량이 높아진 이 시장으로서는 이날 대법원 판단에 마지막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시장은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 홍보대행을 맡았던 기획사 대표 박모씨(38)로부터 선거용역비 7460여만원을 면제받는 방법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선거 캠프 회계담당자로 일했던 청주시 별정직 공무원 류모씨(39)와 짜고 그해 7월 선거 용역비 3억1000만원 가운데 2억여원을 회계신고에서 빠뜨려 1억8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한 혐의도 있다.

항소심까지는 이 시장의 혐의를 집중 심리한 ‘사실심’이었다면 법률심인 상고심은 원심에서 공소사실을 기초로 한 법률 적용이 제대로 됐는지를 심판하게 된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새로운 증거나 주장은 인정되지 않고 오롯이 유·무죄만 가리게 된다.

이날 대법원 판결에 따라 3가지의 시나리오가 점쳐진다.

우선 대법원이 원심판결을 확정한다면 이 시장은 그 즉시 당선이 무효, 시장직을 내려놓게 된다.

파기환송 결정 때는 셈법이 복잡해진다. ‘전부 무죄’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낸다면 이 시장은 ‘구사일생’하게 된다. 다만, 회계책임자 류씨도 마찬가지로 ‘전부 무죄’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이 나와야 한다.

1·2심의 판단이 달랐던 정치자금부정수수죄만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되면 다시 고법에서 판결하는데, 희망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1심에서 정치자금부정수수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선거비용 허위신고 400만원, 정치자금 증빙자료 미제출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었기 때문이다. 고법 판결이 내려지는 수개월간 이 시장은 직을 유지할 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