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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고장 진천 무예마스터십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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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6  09: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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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진천군 이월면 사곡리에 옥녀봉(玉女峰)이 있다. 전국에 옥녀봉이라 불리는 산들이 많은데, 진천 옥녀봉은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양의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이라고 한다.

풍수설에 따르면 이 형국은 왕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절세미인인 옥녀가 악기를 탄주하는 형으로 1천년 신라 수도였던 경주가 그 대표적이라고 한다. 청양 칠갑산도 옥녀탄금형이라고 불려져 왔는데 백제가 망하고 3년간 복국운동을 벌였을 당시 왕이 거주했던 주류성(周留城)으로 비정되고 있다.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장군은 진천에서 출생, 옥녀봉에서 호연지기를 길렀으며 사후에 흥무대왕(興武大王)으로 추증되었다. 고려 말엽 원나라 기황후(奇皇后)가 출생한 이월면 궁골도 바로 옥녀봉 밑인 것을 보면 풍수설이 잘 맞힌 셈이다.

진천 옥녀봉은 드넓은 진천 평야를 굽어보고 있으며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솟아 있다. 아침이면 운무가 흡사 동해를 연상시킨다. 그런데 이 옥녀봉 큰 암벽에 거대한 마애불입상이 조각돼 있다. 소년의 얼굴을 연상 시키는 이 마애불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어린다. 왜 여기에다 소년 마애불을 조성한 것일까.

이 불상이 발견 된 것은 30여년전 일이다. 이 불상은 당시 단국대학교 정영호 박사가 이끄는 고적조사단에서 찾아졌다. 정박사는 현재 고인이 되셨으나 충북과 인연이 많았던 분으로 충북의 역사 고고학의 불씨를 지피신 분이다. 지난 60년대 말부터 충북 각지의 산재한 유적을 답사, 수많은 문화재를 찾아 빛을 보게 했다.

그런데 불상은 삼국시대에 조성 된 미륵보살로 평가되었다. 마애불 하단 옆에는 천연의 석굴이 있어 수련자들이 기거할 수 있도록 마련돼 있다.

만노군(진천군 고호)태수 아들인 김유신 장군은 소년기를 진천에서 보냈다. 광혜원에는 화랑벌이 있으며 진천군일대에는 화랑과 관련된 이름들이 많다. 그렇다면 이 마애불은 김장군 시기에 조성 된 것인가.

화랑도를 가리켜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 했다. 그들은 신라 국민들의 희망이었으며 현생의 고통을 해결해줄 미래불, 미륵보살로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화랑도들은 장차 민중의 고통을 해결해 줄 미륵이 되는 것을 이상으로 삼은 것이다.

삼국사기 열전 김유신 조를 보면 장군은 17세 때 홀로 중악석굴(中嶽石窟)에 들어가 수양하였으며 갑옷을 입은 노인으로부터 보검을 얻었다고 되어 있다. 그동안 학계는 영천 필공산으로 비정했으나 진천 석굴이 찾아짐에 따라 이곳으로 보는 시각이 늘어났다.

당시 삼국은 처절한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처절한 울부짖음을 소년은 목도했을 것이다. 그는 미륵불이 되어 민중의 고난을 해결해 줄 것을 다짐한다. 그리고 삼국을 통일하여 전쟁의 비극을 해소했다. 김장군이 후에 세상을 떠나면서 조카인 문무왕에게 ‘삼한의 통합으로 민생의 안정 됐으니 수성에 힘쓰라’고 당부한 유언을 보면 장군의 의지를 엿 볼 수 있다.

화랑들의 뛰던 진천에서 세계 청소년들의 무예 잔치인 제1회 진천세계청소년무예마스터십 대회가 열리고 있다. 7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 33개국의 826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총 91개의 금메달을 놓고 격돌하고 있으며 참가한 선수단들이 ‘화랑문화’ 투어에 열광하고 있다고 한다.

대회장인 송기섭 진천군수는 ‘화랑정신을 이어받은 21세기 신 화랑(新花郞)들이 인류무형유산인 무예를 차세대에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계기를 만들겠다’라고 의지를 밝혔다. 계제에 옥녀봉 마애석불을 위시한 진천의 화랑유적들이 세계 무예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명소로 각인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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