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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 월류봉 찾은 중국인들
이재준  |  limlee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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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3  20: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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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영동 황간 월류봉은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반야사에서 백화산을 오르면서 월류봉을 내려다 본 사람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가 한국에도 있구나 하고 감탄한다. 산수가 아름다워 달마저 쉬고 간다는 월류봉. 영동 한천팔경이란 바로 여기를 지칭한 것이다.

한천팔경의 제1경은 월류봉이다. 그리고 사군봉(使君峯)· 산양벽(山羊壁)· 용연동(龍淵洞)· 냉천정(冷泉亭)· 화헌악(花獻岳)· 청학굴(靑鶴窟)· 법존암(法尊巖)이다. 화헌악은 봄철 월류봉이 진달래와 철쭉으로 붉게 물든 모습을 가리킨다. 용연동은 월류봉 아래의 깊은 소(沼)를 말하며, 산양벽은 월류봉의 가파른 절벽을 말한다.

고려 때 문사 이지명이 황간을 지나면서 시를 지었다. “여러 봉우리 구름 받쳐 솟아있고 맑은 냇물 돌에 부딪혀 흐르네...” 월류봉을 보고 더 이상의 표현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월류봉아래 서원말은 통일신라 때 왕명으로 지어진 심묘사(深妙寺)터가 자리 잡고 있다.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졌지만 동네 경작지등에 뒹구는 기와조각을 보면 당시에 얼마나 많은 건물이 있었나를 짐작할 수 있다.

심묘사는 신라 문성왕대 구산선문(九山禪門)을 개창한 무염국사(無染國師)가 머물던 곳이며 스님이 열반한 곳이다. 무염은 13세 때 출가하여 헌덕왕 때 당나라에 건너가 불광사(佛光寺)등에서 불도를 닦았다. 스님은 당나라에서 크게 이름을 떨쳤으며 ‘동방대보살(東方大菩薩)’로 존경을 받았다. ‘중국에서 불법이 끊어지면 신라에 가서 구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무염은 귀국하자 왕실의 특별한 비호를 받았다. 그는 지금의 보령군인 성주사 주지로 있었다. 문성왕을 위시, 헌강왕 진성여왕에 이르기 까지 여러 왕들이 무염의 강론을 좋아했다.

왕도 경주까지는 너무나 먼 길이었다. 문성왕과 소명왕후는 자주 스님을 부르기 위해 서라벌~보령 성주사 중간 지점에 사찰을 지어주기로 했다. 무염이 지나가다 보아 온 아름다운 황간 월류봉이 낙점 되었다.

무염은 인자한 모습과 명 강의로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그의 법문을 들으면 도둑마저도 회개하는 등 마음의 청정함을 얻었다고 한다, 고운 최치원이 무염의 비문을 지으면서 스님의 법문을 인용했다.

“(전략) 저 사람이 마신 것으로 내 목마름을 해소할 수 없고, 저 사람이 먹은 밥으로는 나의 굶주림을 구하지 못한다. 어찌 노력하여 스스로 마시고 먹지 아니하느냐. (중략)...고요히 앉아 참선하여 마음의 근본을 쉬는 것, 이것이 성인에 가까운 일일 것이다.”

심묘사는 임진전쟁 시 폐사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조선 전기 불우(佛宇) 기록에 심묘사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숙종 대 우암 송시열은 한때 이곳에 은거하여 학문을 했다. 마을에 한천정사라는 건물이 있게 된 것은 당초 서원(書院)이 있던 자리에 우암의 우거를 기념하기 위해 유림들이 세운 것이다.

얼마 전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예총 관계자 32명이 영동군을 방문, 월류봉 등지를 돌아봤다. ‘제2회 한중 미술교류전’행사에 참가한 중국 예술인이다. 이들이 신라 때 당나라에 가 ‘동방 대보살’로 존경을 받은 무염이 만년을 살던 심묘사 월류봉을 찾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산둥성은 여러 항구 도시는 고대 당나라 관문으로 신라인들이 여길 통해 드나들었던 곳이다. 무염스님도 화성 당항성을 떠나 제일먼저 이곳의 항구에 내렸을 것으로 상정된다. 웨이하이 남쪽 영성시(荣成市)에는 해상왕 장보고가 세운 적산법화원이 있다.

사드문제로 한-중간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시기, 월류봉 심묘사 무염스님의 역사가 우호 회복의 무대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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