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신언식 청주시의회 의원의 해외골프여행으로 발생한 청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여·야 갈등이 계속되면서 시 행정사무감사마저 파행을 겪고 있다.

13일 청주시의회에 따르면 도시건설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안전도시주택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용규·박금순·신언식·한병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유한국당 소속 안성현 위원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면서 참석을 거부했다.

의원들 간 의견 조율을 위해 행감 시작시간을 30분 늦췄지만 협의가 결렬됐고 본래 예정된 시간보다 50분 가량 늦게 자유한국당 의원들만 참석하는 ‘반쪽’ 행감이 시작됐다.    

안 위원장은 행감 시작에 앞서 “행감이 원할히 진행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리에 없는 4명의 위원들께도 참석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용규 의원은 “의회의 기능을 훼손한 위원장과 함께할 수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의원의 독립된 의사결정을 방해한 것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위원장이 사퇴한다면 바로 행정사무감사를 비롯한 상임위 활동에 나서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행은 지난 4월 신언식 의원의 해외골프 여행과 이를 두고 안 위원장이 추경예산에서 청주제2쓰레기매립장 예산통과를 종용하면서 벌어졌다.

신 의원은 지난 4월 9일부터 12일까지 ES청원 임원, 자신의 친구와 함께 필리핀으로 골프여행을 다녀왔다.

ES청원은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을 위해 청주 제2쓰레기매립장 예정부지 인근 오창읍 후기리에 토지를 구입하면서 특혜 의혹을 받아온 업체다.

청주시가 ES청원이 사들인 땅과 쓰레기 매립장 부지 일부가 겹친 것을 알고도 타당성 평가에서 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제2쓰레기매립장 조성 부지가 축소돼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매립지 부지가 줄면서 청주시가 '지붕형'으로 조성하려던 제2쓰레기매립장을 사용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노지형'으로 변경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신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그간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며 ES청원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해 왔고 제2쓰레기매립장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 의원의 해외골프여행 건이 불거졌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오히려 이를 빌미로 안 위원장이 신 의원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1차 추경예산 예산안 심의에 앞서 안 위원장이 신 의원을 불러 해외여행을 문제 삼고 언론에 폭로하겠다며 제2쓰레기매립장 관련 예산 통과를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민주당의원들과 안 위원장 간 갈등으로 지난달 열린 임시회에서 도시건설위는 의안심사조차 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