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이 인접한 옥천, 충남 금산, 전북 무주 3개 군과 함께 설치하려던 공동장사시설이 지자체 2곳의 불참과 사업예정지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4일 영동군에 따르면 2015년까지 사업비 분담 방식으로 화장로 3기, 봉안시설, 자연장지, 수목장림 등을 갖춘 공동장사시설(28만9천㎡)을 설치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21억5천만원을 지원받았다.

영동군은 인구를 기준으로 금산군 30억원, 옥천군 28억7천만원, 영동군 26억8천만원, 무주군 13억6천만원을 분담하는 방안을 마련, 이달 중 해당 군수들과 업무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산군과 무주군이 사업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상대적 거리를 감안할 때 분담금이 너무 많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재)한국경제조사연구원의 용역 조사를 통해 최적의 후보지로 지목된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주민들은 "혐오시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집단반발하고 나섰다.

정구복 영동군수는 최근 주민들에게 "반대하면 장사시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영동군청의 김문근 복지여성과장은 "금산, 무주군의 불참과 사업 예정지 주민들의 반발로 대폭적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방안 등을 놓고 옥천군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 남부지역에는 화장시설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주민들은 현지인보다 5∼8배 비싼 요금을 내고 김천화장장이나 은하수공원(세종시), 목련공원(청주) 등을 이용하고 있다.

김 과장은 "지역 주민들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장사시설은 꼭 필요하다"면서 "인접 지자체와 공동 투자하면 초기 공사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