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10일 오전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국회가 청구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인용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의결된 뒤 92일 만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대심판정에서 열린 ‘2016헌나1 대통령탄핵사건’ 선고에서 “피청구인(박 대통령)의 행위는 최서원(최순실)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이라고 할 수 없으며, 헌법·국가공무원법·공직자윤리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는 “최서원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피청구인의 행위는 기업의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며 “피청구인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서원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의 비밀엄수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봤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법 위반 행위가 파면 사유가 될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한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특히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헌법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헌재는 다만 소추사유 중 세월호 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 의무에 대해서는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는 재난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하여 피청구인이 직접 구조 활동에 참여하여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5월 9일(화요일)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차기 대선은 탄핵 인용 결정 날부터 60일 이내 치러야 한다. 촉박한 일정과 5월 초에 몰려있는 공휴일 일정을 감안할 때 정치권 등에서는 5월 9일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탄핵 인용 직후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탄핵 찬반 집회 관리와 대북 경계 태세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