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말레이시아에서 살해됐다고 복수의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9시(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북한의 공작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여성에게 독침을 맞고 살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 여성 2명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으며,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은 이들을 북한요원으로 보고 추적 중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조만간 김정남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 피살 소식은 현지 공관 및 외교부와 국가정보원을 거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됐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NSC가 해당 보고가 맞는 지 확인 중이고, 외교부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이복동생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영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맏아들로서 한때 ‘황태자’ 대우를 받으며 후계수업을 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2001년 5월 일본 밀입국 사건으로 아버지 김정일의 눈 밖에 나 권력 주변부에서 밀렸다. 이후 마카오와 베이징 등지를 오가면서 사실상 도피성 해외생활을 해왔다.

김정남은 특히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의 권력 세습을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따라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에 치명적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남은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에는 중국과 마카오를 벗어나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앞서 2009년에도 암살 위협에 노출된 적이 있다. 당시 김정은은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하기 위해 중국에 공작조를 파견했지만, 중국 당국에 사전 적발돼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