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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의 첫 걸음은 언어 순화오병익 경산초교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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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3  16: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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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겨냥한 속담은 꽤 여럿이지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처럼 보편화 된 건 드물다. 말은 희망과 좌절의 힘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 단순한 언어를 넘어 일종의 행동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말을 참 곱게 하는 이가 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억양과 속도 그리고 예절까지 묶어내어 대화는 언제나 기분좋게 흐른다. 금방 터질법한 폭탄 같은 상대방 언어폭력 쯤 자연스레 정화해 낸다. 그래서 그를 ‘인성의 달인’이라 부른다.

요즘 욕설을 달고 사는 청소년들의 일상 언어를 들여다보면 정말 깜짝 놀라고 만다. 욕설 오염에 대해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가정교육과 공교육이 일그러진 결과’로 축약한다. 물론, 양념 정도라면 생활의 필요악으로 넘길 수 있다. 스트레스 크기만큼 분출돼야하는 원리를 누가 모르랴. 그러나 욕설에 담긴 뜻도 모르고 마치 그것이 순화된 우리말처럼 때와 장소, 사람 가리지 않고 뱉는게 더 문제다. 어른도 낯을 붉힐 만큼 상스럽고 폭력적인 비속어를 쓰는 자녀 앞에 경고 한번 없는 부모가 대부분이란 통계다. 그래서 더욱 ‘인간적인 느낌, 인성 교육’을 꼽는다.

누구나 나이 먹긴 쉽지만 나이에 걸맞는 값을 하기란 어렵다. 내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자주 쓰던 욕말은 ‘빌어먹을, 싸가지, 괘씸한’ 등 불과 몇 가지였다. 요즘엔 가족끼리 청취 또는 시청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조차 막발과 국적없는 신조어로 시시덕거린다. ‘이 씨, 왜 뻥쳐 뻥쟁이들아.....’ 나무라는 사람하나 없다. 아니 오히려 부화 뇌동한다. 상징적 어른조차 실종된 느낌이다. 참견 했다가 오히려 면박당하기 일쑤고 때로는 위협에 무방비니 아이들은 비속어로 생까기다. 어른을 통틀어 ‘보호대상자’로 몰아 되레 동정 아닌가?
 
우린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 갖가지 이야기를 한다. 눈치가 빠른 사람, 결단력이 특유한 사람, 지혜가 펑펑 쏟아지는 사람 등, 사람마다 대화 유형도 다양하다.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나이들면서 과묵한 사람을 닮고 싶다. 답답할지언정 새치기나 결코 신호를 위반하여 남의 말을 가로채는 일이 없다.

제대로 된 말은 우리네 삶의 고집스런 갈등을 희석시켜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건네준다. 여섯 아들과 원탁 밥상에 빙 둘러 앉아 식사 할 때면, 아버지는 ‘식불언’이란 말씀을 자주 하셨다. 할 이야기와 웃음 거리가 입안을 뱅뱅 돌아도 밥상 앞에서는 오로지 먹는 것만 몰두했다. 부모자식 간의 예절과 형제사이 위계까지 가정교육에 우선순위를 두었다. 그러나 요즘은 깨소금처럼 대화를 섞어가며 음식을 만난다.

◇언어 순화

진화를 위한 몸부림이 부지런할수록 비상하지 않던가? 살림이 궁핍하던 때도 정중한 예의와 끈끈한 정 속에서 살았건만, 사람으로서의 기본 됨됨이까지 굶주린 멍에로 부대끼고 있다.  노릇 못하는 기성세대 권위가 과부하에 걸려 창의 인성교육의 공동화 현상 우려도 꽤 높다. 상스런 말을 하는 것 보다 그 말을 듣는 편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실감한다. 도대체 그런 욕설은 어디서 어떻게 온 걸까? 폭력 영화를 나무라고 인터넷을 지목하지만 못 돼먹은 언어가 비집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인성교육에 팔을 걷자.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하나되어 말이다. 너무 늦었다고 탓만하고 있을 수 없다. 성공적이지 못했던 학교가 좋은 학교로 바뀌고, 유감스럽게도 유명세를 타던 학교가 급속도로 침체되는 안타까움도 보았다.
 
‘선생님 품성이 곧 아이들 생활’이라는 경험적인 교훈처럼, 그간 제도적 기반을 단단히 해 온 창의·인성교육이 욕설과 막말을 걷어낼 견실한 학교문화로 연착륙 되길 기대해 본다. 마음에 대고 이야기하며 긍정하는 끄덕거림. 그게 바로 언어 순화의 지름길이다. 바른 언어생활이야 말로 왕따와 폭력도 발 붙이지 못할 바른 세상을 키울 씨앗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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