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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화랑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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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02  20: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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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화랑하면 충북에서는 진천을 떠 올린다. 우리 역사에서 화랑을 대표했던 김유신장군의 출생지이기 때문이다. 진천에는 화랑과 관련 된 설화나 유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김유신이 출생한 생가 터, 태를 묻었다는 태령산을 위시, 광혜원의 화랑들, 병무관리, 장수굴, 도당산성 등 유적이 그것이다.

80년대 초 진천지역 조사에서 필자를 흥분 시킨 유적은 바로 장수굴이었다. 이월면 사자산 정상에 있는 이 굴은 동쪽을 바라보고 있으며 굴 옆 암벽에 거대한 부처가 조각되어 있다. 이 부처는 소년의 얼굴 하고 있으며 조각의 수법이 고식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불상이 삼국시대 조성 된 미륵상으로 추정했다.

미륵은 어떤 부처일까. 바로 미래불로 현세의 고통을 구원해 주는 부처라고 한다. 그래서 미륵은 거의 소년의 상을 하고 있다. 신라 화랑을 미륵의 화신으로 생각하여 흠모한 배경에는 화랑들이 민중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부처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그래서 화랑들을 용화향도(龍華香徒)라고도 지칭했다.

삼국사기 기록을 보면 소년 김유신은 중악(中嶽) 석굴에서 일정기간 수련을 했다. 이곳에서 신라 무사들이 지녀야 할 학문과 무예를 닦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역사학계는 그동안 중악석굴을 경상도 지역으로 추정한 바 있다. 필자는 이 진천 석굴이 혹 중악석굴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져 보기도 했다.

김유신은 진천에서 출생하여 17~18세 나이에 서라벌로 간 것으로 상정된다. 그러니까 신라 왕실의 비호를 받으며 화랑이 되기까지는 진천에서 잔뼈가 굵어졌던 것이다. 김유신은 백제의 접경지역이기도 한 진천의 산하를 돌며 무예를 연마했을 게다.

김유신은 또 소년 시절 어떤 공부를 했을까. 삼국사기 기록을 종합해 보면 신라 젊은이들은 시경(詩經), 상서(尙書), 예기(禮記), 춘추(春秋) 등 유교경전의 습득이 우선이었던 것 같다. 김유신도 무사가 되기 이전 유교적 지식을 먼저 수학했을 것으로 생각 된다.

당시 신라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추구했던 가치는 바로 세속오계(世俗五戒)였다. 원광법사가 화랑들에게 가르쳤다고 하나 실은 젊은이들을 지배했던 중심 사상이었다. 임금을 충성스럽게 섬기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싸움에 나서면 물러서지 않고, 친구는 믿음으로, 살생은 가려서 한다는 것이었다. 이 다섯 가지 덕목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 중 가장 중요했던 것은 비로 임전무퇴(臨戰無退)였다. 전쟁에 나가 싸움에 임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다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으며 전사하는 것을 영예로 여겼던 것이다.

신라 진흥왕시기 영동 양산성에서 화랑 출신인 낭당 대감 김흠운의 전사나 신라 정벌 시 화랑 관창의 의연한 죽음 등에서 그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것이다.

김유신은 노년에 아들 원술랑이 전쟁에 나가 패전하고 살아 돌아 온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평생 만나지 않았다. 원술은 입술을 깨물고 당나라와 대결전인 매초성 전투(675AD)에 나가 큰 공을 세우고 돌아왔다. 그러나 김유신은 이미 세상 떠난 후 였으며 어머니가 생존해 있었으나 그녀마저 아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신라 무사정신을 지금 이 시대 관점에서는 비정하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신라는 화랑정신으로 삼국을 통일했으며, 대당투쟁(對唐鬪爭)에서도 죽음으로 국토를 사수하여 민족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 ! 그들이 바로 위대한 화랑도였다.

요즈음 모 방송에서 방영 중인 화랑이 인기라고 한다. 세트장이며 소도구, 황당한 극적 전개는 지적 않는다 하더라도 신라 젊은 무사, 화랑정신을 잘 담을 수 있을지 걱정 된다. 아이돌 스타들에게 화랑 복장을 입혀 장난치는 식의 극적 전개라면 숭고한 화랑 역사를 왜곡시키는 것이다. 드라마 화랑을 보고 진천의 화랑유적을 조사하던 시기가 생각나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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