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도 이겨냈으니 고등학교에서는 열심히 공부해야죠. 훌륭한 미술선생이 되고 싶어요"

10일 청주 A중학교를 졸업한 민호(16ㆍ가명). 한때 학교도 포기할 정도로 게임중독에 빠진 `문제아'였다.

민호는 충북도립 대안교육기관인 청명학생교육원에서 7개월 동안 치료와 교육을 받고 번듯한 학생이 돼 졸업장을 받았다.

민호가 게임중독에 빠진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같은 반 `일진' 몇명이 민호를 특별한 이유없이 괴롭히며 `왕따'로 만들었다. 민호는 탈출구를 게임에서 찾았다.

방과 후 PC방에서 놀다가 밤늦게 귀가해 다시 게임을 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점차 늘었다.

보다 못한 부모가 집의 컴퓨터를 없애자 엄마가 운영하는 옷가게에서 밤새 게임을 하기도 했다. 환경을 바꾸기 위해 2학년 겨울방학 때 전학을 시켰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담임교사의 권유로 지난해 4월 청명학생교육원에 들어갔다. 교육원 측은 민호에게 먼저 난타를 배우도록 권했다. 북을 맘껏 두드리며 마음속 응어리를 하나씩 풀어내면서 민호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교육원 측은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와 대화하는 `참 만남', 학생끼리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모닝미팅' 등 프로그램에 민호를 참여시켰고 정신치료도 병행했다.

민호는 지난해 12월 학교로 돌아왔다.

교육원에서 생활한 기간이 학교 교육으로 인정돼 다른 친구들과 같이 졸업장을 받았다. 청명학생교육원의 교사들은 꽃다발을 들고 찾아와 민호의 졸업을 축하했다. 민호는 "게임의 수렁에서 나를 건져 준 선생님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반겼다.

민호의 어머니는 "어려운 시간을 이겨낸 아들이 대견하다"면서 "한때 방황하는 아이들도 가족과 학교, 사회가 따뜻하게 보고 체계적으로 교육하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