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평 형석고의 지난해 2월 졸업식 모습.

일부 학생들의 ‘알몸 노출’, ‘교복 찢기’, ‘밀가루·계란 세례’ 등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졸업식 뒤풀이가 문제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내 중·고교들이 ‘이색 졸업식’을 준비해 눈길을 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0일 졸업식을 갖는 증평 형석고등학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졸업생 140여 명이 담임교사를 가마에 태우고 행사장에 들어서는 이벤트를 할 예정이다.

재학생은 갓을 쓴 스승을 꽃가마에 태우고 '새롭고 큰 길을 나선다'는 의미의 승당(昇堂)길을 통해 졸업식장에 입장한다. 한복을 입은 졸업생들은 스승의 거룩한 길을 따르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재학생들과 다른 교사들은 졸업생들이 메고 가는 가마 행렬의 양쪽에 도열해 축하의 장미꽃 다발을 전달한다.

스승을 꽃가마에 태우는 것은 그동안의 은덕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것이고, 재학생이 가마꾼의 역할을 하는 것은 선배의 전통을 잘 이어가겠다는 약속을 의미한다.

졸업식에서는 '책례 의식'도 치른다. 책례는 예전에 정해진 책을 다 떼고 스승의 덕담을 들으며 잔치를 벌였던 일종의 전통 졸업식이라고 할 수 있다. 책례 의식 후에는 스승에게 떡을 드리고 절을 올린다.

오는 21일 졸업식을 갖는 영동 추풍령중학교는 졸업생 11명이 20년 후에 개봉할 ‘타임캡슐'을 묻는다. 이 캡슐에는 졸업생들의 손때 묻은 책과 노트, 사진 외에 졸업생 각자가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도 들어간다.

학교는 2000년 졸업식 때부터 타임캡슐을 묻기 시작한 이 학교 운동장에는 현재 12개의 캡슐이 묻혀 있다. 청원 미원중(10일)·영동 추풍령중(21일)·보은 속리산중(10일)·충북인터넷고(10일)도 캡슐을 묻는다.

오는 16일 졸업식을 여는 보은 회인중학교는 졸업생이 자작시를 낭송하고 재학생들이 특기적성 시간에 배운 악기 연주로 화답하는 `회인 가족음악회'를 연다.

청주의 성화중학교(10일)와 송절중학교(10일), 충주의 중앙중학교(14일), 청원 각리중학교(10일)도 학생 동아리 등의 음악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청주 청운중(10일)·금천중(10)·용암중(10)·제천세명고(10)·옥천상고(10일)·진천 광혜원고(10일) 등은 후배들에게 뜻 깊은 교복 물려주기 행사를 연다.

청주 중앙여고(10일)는 졸업생들의 여고시절 추억을 담은 동영상을 상영할 계획이며 상당수 학교가 교복 물려주기, 사랑의 편지 쓰기 등의 졸업식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괴산 목도중(17일)과 목도고(17일)는 교직원이 졸업생에게 사랑의 편지와 교양서적을 전달한다.

괴산 장연중(16일)은 고교 1년생이 읽어야 할 필독도서를, 단양 매포중(10일)은 청소년이 읽어야 할 도서를 학생들에게 졸업선물로 증정한다.

한편 충북도내 초ㆍ중ㆍ고 졸업식은 대부분 지난 8일 시작돼 오는 21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