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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가 뒷걸음 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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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4  20: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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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지금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혼란 양상이다. 정권유지의 두 축인 법무장관과 정무수석 마저 사표를 냈다. 새누리당을 이끈 핵심 주도세력들이 당을 떠나고 있다. 야당은 그렇다 치고 이들마저 절해 고립무원 대통령에게 비수를 찌르는 양상이다.

국민들은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 참석. 국무위원들에게 줄을 잘 서라고 호통 치는 모습을 봐야 했다. 서울시장이 각료들을 호통 칠 수 있는 위치인가.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운 모 지방자치단체장은 연일 하야하라고 외치며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금 한국은 수 십개 국으로 쪼개져 백가쟁명으로 권력 암투를 보였던 부족국가시대의 형국을 방불 한다. 통치력을 잃은 대통령, 이성을 잃은 정치인들의 언어 폭력, 주말마다 꺼지지 않는 촛불, 외국의 언론은 대한민국의 평화적이고 성숙된 촛불시위를 높이 평가하지만 국민들은 불안하다.

조선 왕조 반정 수준의 촛불이 주말이면 청와대를 포위,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는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대세를 이루는 것 같다. 누구 하나 촛불을 걱정하고 비난 하지 못한다. 한 기업인이 SNS에 촛불시위의 자제를 주장했다가 머리 숙여 사과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대통령 하야를 외치면 우군이고 반대하면 적이다.

여론을 주도하는 공영방송과 종편들은 마녀 사냥식 여론물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널들은 한 결 같이 대통령이 대역죄인 인양 비난을 퍼붓고 있다. 야당 수뇌부들은 계엄령 선포운운하며 지금 내려오면 목숨만은 살려준다는 등 조폭 수준의 폭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완장 문화의 청산을 외치는 야당이 새로운 완장으로 무장하여 좌충우돌하고 있다. 지금 이 소용돌이가 한국의 미래에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나라의 원로들은 모두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말 한마디 못하고 있다. ‘이게 아닌데..’하고 혼자 개탄하고 있지만 눈치만을 보고 있다. 서울역광장의 보수 집회는 촛불의 위세를 당하지 못했다.

애초에 박대통령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체육융성 의지는 뜻이 좋았다. 국무회의에서 이 말이 언급 될 때마마 문화 체육계의 기대는 컸던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대통령의 비선 최순실이 개입하여 이권을 챙기려하고 인사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을 아는 국민은 없었을 게다. 이 문제만 해도 박대통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중고생을 가진 부모들이 분노하는 이면에는 최순실과 그 부류들의 갑질 행태였다. 그들은 대통령의 뒤에 숨어 막강한 힘을 과시하며 교단을 농락하고 재벌기업을 겁박하여 후원금을 받아 챙겼다. 3만원 짜리 식사마저 금기시한 김영란법이 통과 된 즈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청렴하다는 박근혜정부의 비선에서 게이트가 터진 것이다. 국민들이 더욱 실망하고 좌절한 것은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지금 겪고 있는 수난은 예고되었는지 모른다. 대통령의 고집과 불통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한 각료는 부임 6개월 동안 한 번도 대통령을 독대하지 못했다고 한다. 국민보다는 성역 수호에 급급했던 문고리 삼인방의 편견도 대통령의 눈을 멀게 한 것은 아닌가. 어처구니 없게도 고대 중국 십상시(十常侍)의 고사가 현실임이 확인된 것이다.

지난 4년간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를 오가며 펼친 대통령의 외교공적을 기억하는 국민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보수 언론마저 나쁜 대통령으로 치부하여 자리에서 즉각 내려오라고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

과거 봉건사회에서도 죄인을 다룰 때는 복심(覆審)제도가 있었다. 작은 죄목이라도 억울한 일이 없는 가를 여러 번 살핀 다음 판결했다. 국민들이 투표로 선출한 대통령을 상대로 무조건 하야를 강요하는 것은 비민주적이다. 이를 폭력으로 선동, 혼란을 야기 한다면 불순한 세력이다. 대한민국의 실정법과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통령의 과오를 심판하는 것만이 바른 길이다.

다시는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시대착오적 범죄는 없어야 한다. 이번을 계기로 한 층 성숙된 대한민국으로 부상되는 기적을 만들어야 겠다. 지금 각료들은 누구의 눈치를 보지 말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소요와 혼돈와중에 빠지지 말고 자중하여 향후 국회의 정치일정을 지켜봐야 한다. 민주주의가 뒷걸음치는 역사를 만들어서는 결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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