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데일리
칼럼칼럼
희망의 도깨비 부활
세종데일리  |  webmaster@sjdaily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10.23  17:41:3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도깨비는 설화 속에 등장하는 괴물이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머리에는 큰 뿔이 있고 머리는 헝클어져 있으며 이빨은 송곳니다. 쇠못이 박혀있는 방망이를 가지고 있으며 만능의 기술을 부린다.

중국의 도깨비들은 해는 끼치지 않으나 위협적으로, 일본 도깨비들은 인간에게 해롭게 그려진다. 성질이 포악한데다 교활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서양에서는 고블린(Goblin)이라고 부르며 돼지 모양을 하고 있다. 어둔 곳을 좋아하는 음습한 형상으로 인간의 불행을 즐긴다.

그러나 한국 도깨비는 다르다. 착한 사람들 편에 서서 소망을 해결해 준다. 신라 ‘방이설화(旁㐌說話)’는 중국 설화집 ‘유양잡조(酉陽雜俎)’에 기록되어 있는데 바로 만능 도깨비 방망이가 등장한다.

-도깨비 같은 인생 살리라/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마음대로 다 갖는 도깨비 방망이 있다면 누구 하나 눈물 흘리는 사람 없지/ 너나 나나 모두 다 힘든 인생 하루를 살지만 내 손엔... (하략)_

장가를 가지 못한 옛 노총각들은 요염한 각시도깨비의 유혹을 기다렸다. 이 각시도깨비는 방망이가 아닌 요술보자기를 지니고 있다. 동네 노총각과 살림을 차려 보자기에다 박수를 치면 쌀이 무한정 튀어나오게 해준다.

각시 도깨비에 한번 홀리면 새벽에 개울이나 덤불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으로 발견되곤 한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도 가난한 노총각들은 능력 좋은 각시도깨비들에게 한번 홀려봤으면 하는 염원이 있었다고 한다.

도깨비는 고대 중국 은나라에서 유행했던 ‘도철(饕餮)’에서 기원을 찾는다. 도철은 산해경(山海經) 등에 등장하는 탐욕스런 동물로 자신의 몸까지 먹어버리는 무시무시한 동물이다. 이 도철이 벽사(辟邪)의 상징으로 사용되어 고구려를 통해 한반도로 전해 졌다는 것이다.

고구려는 ‘도깨비나라’로 불리 울 만큼 이를 문화에 수용했다. 만주 지안 국내성 유적과 평양 일대의 유적에서 가장 많이 수습되는 것이 도깨비기와다. 큰 눈과 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는 형상은 무섭지만 가만히 살펴보면 크게 웃는 모습이다. 왜 고구려인들이 도깨비를 이처럼 가까이 한 것일까.

몇 해 전 필자는 한 와당 수장가가 갖고 있는 여러 점의 고구려 와당을 조사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와당들은 대부분 도깨비기와들이었다. 둥근 원의 수막새에서부터 망와(望瓦)까지 다양한 도깨비들이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초기 도깨비기와의 모습은 완전 인간의 얼굴이었다. 코와 눈이 큰 강건한 체격을 소유한 젊은 장정의 안면이었다. 혹 고대 중국이 제일 두려웠던 동이(東夷)의 치우(蚩尤)상은 아니었을까.

치우는 4천년전 고대 만주 땅을 지키던 제일 용감한 전사였으며 구려(九黎 혹은 句麗)의 수장이었다. 구려는 바로 고구려의 전신으로 주몽은 북부여에서 지안지방에 정착하여 처음 ‘구려’라는 나라를 세운다. 고구려인들이 도깨비기와를 선호한 것은 치우 용맹의 기를 받고 싶은 염원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신라는 가장 완벽한 도깨비예술품을 만들었다. 벽돌은 물론 왕궁이나 사찰의 문고리의 금제장식에도 도깨비 문양을 했다. 백제는 도깨비 기와의 발견이 아주 희귀하지만 부여 규암면 사지 출토의 산수문벽돌을 보면 자연과 동화된 높은 예술의 경지가 돋보인다.

가을 전국에서 도깨비가 부활되고 있다. 전남 곡성군의 ‘섬진강 도깨비 마을 탐방 기차여행’은 인기가 높다. 올해 백제문화제에서는 사비도깨비를 주제로 한 '귀문의 부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충북 증평군도 도깨비 동화작가 이상배 작가와 함께 어린이들을 상대로 '도깨비와 놀자'라는 체험프로그램 행사를 열었다. 희망과 용기의 상징인 도깨비의 상상력을 동심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였다.

문화의 달을 보내며 아무리 어려운 세상이라도 좌절하지 않는 도깨비의 지혜를 배웠으면 한다.

< 저작권자 © 세종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세종데일리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북 청주시 서원구 내수동로 114번길 66(사창동, 청주스포츠타운)  |  대표전화 : 043)273-2580  |  팩스 : 043)274-2580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충북 아 00065  |  등록일자 : 2011.08.24  |  발행ㆍ편집인 : 김태순  |  청소년보호 책임자 : 김태순
Copyright 2011 세종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jdaily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