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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책(冊)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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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2  23: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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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몸의 건강 이상으로 마음 건강을 중요시하여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효과는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효과와 같다”고 했다. 주자(朱子)의 독서론은, “많이 읽기를 탐하고 빨리 읽고자 해서는 안되며, 푹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로 유명하다. 책은 숙독하여 음식처럼 맛을 느낄 때 제대로 된 앎이리라. 읽을거리에 굶주렸던 필자의 소년시절, 발기발기 헤진 ‘심청전’이나 ‘콩쥐팥쥐’ 몇권 쯤 마을에 들어오면 밤이 으슥하도록 빠지던 기억은 생각할수록 신비롭다. 대부분, 한사람이 흥을 돋워 실감있게 낭독하면 사랑방에 가득 모인 사람들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시대가 바뀌어 책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지만 해마다 맞는 가을이면 ‘독서 징크스’로 우울하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핑계로 건너뛴다.

한때는 인재 양성의 출발이 곧 독서란 공식아래 학교마다 건물 중심에 도서관(실)을 배치하고 그것도 모자라 학급마다 이동도서실을 꾸며 5~10분독서와 필독 및 권장도서를 정해 독후감 발표나 독서토론까지 이어가는 과정은 일상처럼 반복됐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실시간으로 볼거리, 들을 거리, 읽을거리, 즐길 거리와 산더미처럼 밀려드는 정보 앞에서 활자마저 기운을 잃었다. 때가 되면 읽으려니 기다려도 힘겹게 버티는 아이들만 늘어난다는 통계다. 그런 경우 책을 안 읽는 것이 아니라, 학년에 맞는 책을 읽어낼 능력이 없기 때문일 수 있다. 독서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한 습관을 최고 지름길로 꼽는 이유다.

사람은 한결같이 자기 비상을 꿈꾼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본 바탕은 독서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일수록 사용하는 언어와 생활도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여유롭다. 어휘가 늘어나니 자신감이 생겨 대화 창출을 선도하여 다른 입장에서 생각과 감정을 연결하는 소통의 근육이 붙게 된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몇 권 읽기’ 등의 구속적 계획은 오히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독서’로 일탈되기 쉽다. 일차적으로 재미있고 두껍지 않아 휴대에 편리하며 건강한 사람들의 구체적 삶을 담은 책을 조금씩 아주 느린 걸음으로 밥먹듯 일상 속 접근이 포인트다. 학교와 지역사회 도서관(실)이 첨단화되고 비치된 장서 역시 비교적 풍부한 편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책과 친해질 수 있잖은가.

청주시의 경우, “책은 사람이요 곧 사람의 일생이며 또한 미래다”란 주제 아래 시민의 성장동력을 독서에 두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책 꾸러미 선물과 함께 독서 문화서비스가 시작된다. 11개 공공도서관 및 120여 작은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을 운영, ‘평생 책 읽는 시민’이 된다. 특히, 올해 열번 째인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사업은 출판비용 일부를 지원, 소중한 자기 책을 펴내는 수범 사례여서 다른 지자체 눈독이 뜨겁다. 쾌속으로 질주하는 변화의 시대 적응은 물론 자신의 재능 계발과 조화로운 인생의 환기(換氣)에 독서를 추월할 또 다른 성장판이 있을까? 세계최초의 금속활자본인 직지(直指) 본향답게 책을 통해 품격을 높이려는 시(市)의 자구노력과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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