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A후보 선거 사무실입니다. △번 지지 부탁합니다.”

청주시 흥덕구 김덕자(여·40) 씨는 요즘 황당한 전화가 걸려와 짜증이 난다. 김씨가 사는 지역은 흥덕갑인데도 불구하고 흥덕을 지역 후보를 지지해 달라는 전화가 온 것이다.

참다 못한 김씨는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전화해 “특정 후보만이 아니라 모든 후보자가 보내고 있는데 선거법 위반 아니냐”며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메시지를 받기 싫다”고 항의했다.

이처럼 선거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홍보성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연일 오고 있다며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각 후보들이 선거가 다가오면서 알리고 보자는 식으로 전화하고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다 보니 엉뚱한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이는 각 예비후보 진영에서 발송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전자우편, ARS 등 온라인·모바일 선거전이 가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문자, 우편물은 물론 웹 상에서 인맥을 형성하는 카카오톡이나 트위터·페이스북까지 선거스팸이 범람해 유권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예비후보 등록자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자우편 등을 통한 선거 유세가 가능하다. 다만 선거운동정보라는 메시지와 함께 수신 여부를 묻거나 거부절차를 쉽게 표기한 후 발송해야 한다. 또 문자의 경우 무차별 발송을 막기 위해 자동전송 시스템 활용을 5회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예비후보자가 이를 어기더라도 신고나 제보 없이는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해 유권자들이 겪는 '선거공해'를 차단할 제도적 방법은 없는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도의 맹점을 이용한 선거 홍보에 유권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선거가 막바지로 갈수록 선거스팸 공해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리운전, 대출 정보와 다를 것 없는 선거스팸을 제어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충북도선관위 관계자는 “유권자들의 선거 관심 유발을 위해 2010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고 최근에는 전자우편 선거운동을 허용, 선거운동 범위를 확대했다”며 “유권자들의 불편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를 모두 제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