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항공정비(MRO)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은 가운데 사업 실패와 책임을 둘러싼 충북도의회 여야의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청주 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의 위법·적법 여부를 놓고 다투던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번에는 원죄 공방에 나선 것이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더민주당 의원들이다.

이들은 21일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도의회 MRO특위가 이시종 지사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정치적인 목적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MRO사업의 원죄는 충분한 검토 없이 졸속 추진해 첫 단추를 잘못 꿴 민선4기 정우택 전 지사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9년 청주공항 MRO 착수 당시와 초기 추진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았다”며 “MRO사업은 기업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사업이고 청주공항의 입지가 불리함에도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검증없이 서둘러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또 “청주공항 MRO 부지는 15만2066㎡(4만6000평)인데 고도제한, 삼각형 형태, 충북선 철도와의 경계 등의 취약점으로 격납고 배치 가능 면적은 실제 2만1818㎡(6600평)으로 크게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많은 기업이 청주공항 MRO 투자를 외면할 수밖에 없고 7년째 답보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는 근본 이유”라고 주장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새누리당 도의원 주도의 특위는 MRO가 초기 단계부터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과 졸속 추진한 정우택 전 지사의 책임추궁은 외면하고 있다”며 “MRO 특위는 먼저 민선4기 책임자인 정우택 전 지사를 출석시켜 첫 단추를 잘 못 꿴 책임을 추궁하고 규명하는 것이 순서”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런 주장에 발끈하고 나섰다.

MRO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소속 임병운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실을 찾아 “이시종 지사와 경자청은 MRO사업 실패의 책임을 두고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석고대죄하라”고 강조했다.

또 “전직 지사의 책임으로 돌리며 물타기하는 모습은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이시종 지사는 책임회피에만 몰두해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수백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책임을 지고 도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도의회 여야는 MRO 좌초 위기를 전·현직 지사 탓 공방을 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주력했다.

국토교통부는 정 전 지사 임기(2006~2010년)때인 지난 2009년 청주공항을 항공정비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이후 도는 2010년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사업 파트너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나 KAI가 약속을 깨고 지난 2014년 경남 사천과 손을 잡았다.

이시종 지사 때인 민선 5기 도는 아시아나항공을 새로운 사업 파트너로 사업을 추진했으나 아시아나항공이 지난달 26일 사업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