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로 표결하겠습니다", "의원들 의견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해야 합니다"

제350회 임시회 폐회를 앞둔 9일 오전 충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소란이 벌어졌다. 표결을 추진하는 새누리당 소속 김양희 의장의 회의 진행을 막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무더기로 달려나갔다.

"회의 진행 왜 그렇게 하는 겁니까", "의원들의 의견 존중하지 않는 겁니까"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런 소란은 특위 구성에 대한 표결 직전 시작됐다.

도의회에는 '만득이 특별위원회'로 불리는 장애인 안전대책 특위 구성 및 MRO 관련 특위 구성 안건이 상정됐다.

김 의장이 "회의규칙에 거수나 기립 표결이 명시돼 있다"며 "거수로 표결하자"고 하자 더민주당 의원들이 반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찬반의 속내는 제각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주류 의원들은 비주류 동료 의원들의 '반란'을 우려, 무기명 투표보다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수투표 강행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반대로 더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내 '반 김양희 의장파'의 도움을 받아 2개 특위 구성을 모두 무산시키기 위해 무기명 투표를 요구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결국, 표결은 거수로 결정됐다.

장애인 안전대책 특위 구성은 두 차례의 정회 끝에 찬성 2표, 반대 24표, 기권 5표로 무산됐다.

MRO산업 점검 특위 역시 여야 의원들의 충돌이 빚어졌다.

황규철 의원과 김영주 의원 등 더민주당 의원들은 "산업경제위원회가 MRO 추진 상황을 점검해도 되는데 굳이 특위를 구성할 필요가 없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윤홍창 의원은 "충북도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협약을 체결한 이후 2년간 진행된 게 없다"며 "이런 일이 왜 생긴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더민주당 의원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키웠으나 MRO 특위는 찬성 16 대 반대 15로 가결됐다.

여야의 찬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반 김양희 의장파'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