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단수사태와 관련해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책임 소재를 규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청주시에 따르면 대한상사중재원은 지난 23일 4차 심리를 열어 단수사태의 배상 책임 소재 등에 대한 조사를 한국상하수도협회에 맡기기로 했다.

중재원이 세 차례나 심리를 열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청주시와 시공사, 감리단의 입장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다.

시는 시공사와 감리단이 공사를 부실하게 해 단수사태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반면 시공사 등은 정상적으로 공사가 이뤄졌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재원은 조속한 해결이 쉽지 않다고 판단, 배상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하게 된 것이다.

중재원은 한국상하수도협회가 조사를 진행하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와 시공사, 감리단의 단수사태 배상 책임률을 확정할 예정이다.

5차 심리 기일은 협회의 조사 기간이 확정되면 정하기로 했다.

시는 배상 책임 비율이 정해지면 주민 피해 배상액을 결정하기로 했다. 하루 2만원 씩 지급한 지난 2011년 구미에서 발생한 단수사고 배상 전례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식당 등 영업장에 대한 피해 배상을 위해 전문기관에 조사를 맡길 계획이다. 시는 2회 추가경정예산에 3800만원의 용역비를 편성했다.

다음 달 26일 열리는 21회 시의회 임시회에서 통과되면 오는 10월 손해사정전문기관에 배상액 산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앞서 중재원은 배상 규모 중재를 보류했다. 피해 당사자인 주민이 빠진 상태에서 배상액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론이 나와도 주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배상 문제를 매듭짓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중재원이 배상 책임 비율을 정하고, 배상액이 산정되면 내년에는 피해 보상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주 단수사고는 지난해 8월 1일 통합정수장 도수관로 연결공사를 마친 뒤 통수하는 과정에서 도수관이 터져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나흘 동안 상당구와 청원구, 서원구 산남·수곡·분평동 지역 1만7406가구와 2504개 상가가 수돗물을 공급받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