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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퍼포먼스의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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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15  19: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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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고대 우리민족이 즐긴 무예 가운데 요즈음의 태권과 같은 운동이 있었다. 바로 ‘수박희(手搏戱)’라는 것이다. 손과 발을 써 상대를 제압하는 것인데 이런 풍속을 알려주는 그림이 황해도 안악군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안악3호분 벽화에 남아 있다.

벽화에는 상의를 벗고 팬티만 입은 두 사람이 권법을 겨루고 그 주위를 부월수(斧鉞手)들이 에워싸고 있다. 일렬로 선 부월수들은 도끼를 든 의장대로 추정된다. 그리고 두 선수 중 하나는 코가 크고 장대한 몸집의 서역인이다. 고구려에 온 서역 수박 선수들이 왕 앞에서 경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경주 인근의 사암(寺庵)에 전승돼 온 선(禪)과 무술이 결합 된 선무도(禪武道)를 신라 수박의 잔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신라 화랑들도 주먹과 발차기 능력을 기르기 위해 수박을 수련종목으로 삼았음직하다. 고려 ~ 조선 시대에 이르러 화랑제도가 명맥이 끊기자 스님들 사이에 호신술로 이어져 온 것으로 보인다.

고려사 기록을 보면 당시 무인들은 수박을 무척 즐긴 것 같다. 의종 때 이의민은 수박(手搏)을 잘해 왕의 총애를 받기까지 한다. 안하무인이었던 이의민과 전라도 출신 장군 두경승의 고사가 이들의 주먹이 얼마나 강했는가를 짐작시켜준다.

이의민은 항상 자기보다 높은 관직에 있는 두경승을 시기했다. 온화한 성품을 가진 두경승은 애써 이의민의 결투 신청을 피해왔으나 할 수 없이 그의 결투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먼저 이의민이 주먹으로 기둥을 쳤는데 서까래가 흔들렸다. 다음 두경승이 주먹으로 벽을 가격했는데 벽이 뚫릴 정도였다. 이의민이 발로 두경승의 명치를 차서 두경승을 쓰러뜨린 후 발등으로 얼굴을 가격하였다. 쓰러진 두경승이 정신을 차리고 다가오는 이의민에 반격을 가해 치명적인 목을 공격했다. 정신을 잃은 이의민은 간신히 일어나 도망 치고 말았다.

7년간의 임진전쟁에서 승병(僧兵)들의 활약은 대단했다. 산중에서 평소 호신술을 닦던 스님들이 창검을 쥐고 나서자 곳곳에서 승전보를 울렸던 것이다. 서산, 사명대사의 무예 실력은 대단했던 것 같으며 기록에 보이는 도술(道術)이란 표현도 바로 선무도를 지칭한 것이 아니었을까.

사명대사가 왜군에게 잡혀간 조선 사람을 찾으러 일본에 갔을 때의 고사 한 도막을 보자. 그들이 사명당이 자는 방에 밤새 군불을 때 방안에서 사명당이 죽기를 바랐다. 그 이튿날 그들이 방문을 열어 사명당의 죽음을 확인하려 했는데 사명당은 오히려 '방이 춥다'고 큰소리쳤다. 사명당의 신체가 건강하고 평소 극기 훈련을 잘 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임진전쟁 동안 청주성 전투 승리는 중봉 조헌과 승장 영규대사 휘하의 의병들이 이뤄낸 결과였다. 당시 승군은 약 5백명이었다고 하며 이들이 선두에서 성을 지키고 있던 일본군을 격퇴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평소 집안에서 글만을 읽어 오던 유생들 보다는 ‘수박’등 호신술로 무예를 읽혀 온 스님들이 백병전에서 큰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수박은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군, 광복군 등 항일조직의 심신 훈련방법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었다. 해방 후 우리의 전통적인 수박 즉, 태권도(跆拳道)를 되찾자는 이들이 모여 후진을 양성하였으며 1961년 대한태권도협회가 창설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태권도는 전 세계로 진출한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명실상부한 국제적 대중 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강당에서 열린 광복 71주 기념 ‘광복 빛을 찾다’ 음악회에서 경민대 스포츠 외교학과 학생들이 안중근의사의 거사를 모티브로 한 태권도 퍼포먼스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태권도의 현란한 율동과, 하늘을 날아 송판을 격파는 묘기에 관중들은 감탄을 연발했다.

‘다시는 치욕적인 일제 강점의 역사를 되풀이 말아야 겠다’는 젊은 태권도인들의 ‘호국 외침’이 가슴속에 전율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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