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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08  09:2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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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우리민족은 고대부터 축구를 즐긴 민족이다. 현대의 축구와는 공이나 경기방식이 틀렸지만 발로 공을 차 골문에 넣어 승부를 겨루는 축구의 역사는 천 수백년이 넘는다. 고대의 축구는 ‘축국(蹴鞠)’ 이라고 하여 기록에도 많이 나온다.

신라 화랑들은 튼튼한 다리를 기르기 위해 축국을 즐겼던 것 같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축국으로 우의를 쌓았으며 혼인동맹의 역사적 계기를 만든다. 경기 도중 춘추의 옷고름이 떨어지자 유신은 동생 문희에게 달아주라고 하면서 색공(色供)의 기회를 만든다.

‘화랑세기(花郞世紀)’에도 축국기록이 나온다. 신라 23대 법흥왕은 조카인 영실과 함께 궁궐 안 뜰에서 축국을 즐겼다는 것이다. 이 기록대로 라면 신라의 축국이 당나라 이전에도 유행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고대의 유희 풍속 ‘농주(弄珠)’를 축국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농주는 즉 둥근 공을 갖고 논다는 뜻이다. 중국 기록인 북사(北史) 열전에 보면 ‘백제인들이 농주(弄珠)를 즐겼다‘는 내용이 보인다. 다른 중국기록에는 고구려에서도 축국을 즐겼다는 내용이 등장하여 삼국시대 세 나라 사람들이 유희로 공을 갖고 노는 것이 유행이었던 모양이다.

축국에 이어 유행한 놀이가 말을 타고 공을 쳐 넣는 ‘격구(擊毬)’였다. 격구는 고려시대 유행했는데 예종은 특별한 마니아로 정사까지 소홀히 했다는 기록이 전한다.

어사대에서 격구를 그만해야 한다고 건의하자 수창궁(壽昌宮)의 북문(北門)을 닫고 신하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예종은 북원(北園)에서 말을 타고 격구를 했으며 왕의실력을 따를 사람이 없었다. 임금은 앞으로 격구를 못하게 되자 이렇게 말했다.

“나의 격구(擊毬)하는 기술을 다시는 시험해 볼 수 없게 되었구나...”

고려 말 공민왕의 격구실력도 특별했다. 왕은 단오절 때면 궁궐문을 열고 젊은 무사들을 불러 격구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서 변방 함흥에서 온 시골출신 청년장군 이성계는 신기에 가까운 기마술과 격구 실력을 뽐냈다. 그가 마상에서 온갖 재주를 보이자 왕과 개경 시민들은 ‘생전 보지 못했던 실력’이라며 경탄했다. 이 청년 장군이 나중에 고려 사직을 끊고 역성혁명을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조선 태종도 격구를 좋아했으며 민간에서는 축국놀이가 성행했다. 임진전쟁시기 병조판서로 난국극복에 힘을 썼던 백사 이항복도 어린 시절에 축국을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기 축국은 헝겊을 둥글게 말았거나 돼지 오줌통에 바람을 넣어 만든 공이 이용됐다.

19세기에 편찬된 ‘아희원람(兒戱原覽)’에는 축국이 겨울철 아이들의 세시풍속이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공기공에 꿩 깃을 꽂아 만들었다고 해서 축국을 ‘축치구(蹴雉毬)’라고도 하였다.

한말 지금의 축구가 들어져 왔을 때는 양반들은 옷을 벗고 뛴다는 것이 예의에 거슬린다고 하여 하인들을 시켜 공을 찼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이 시기 남아있는 빛바랜 사진 자료를 보면 갓을 벗지 않은 적삼차림의 축구선수들도 있어 웃음을 자아나게 한다.

오늘날 한국인들의 축구에 대한 열광은 대단하다. 붉은 악마가 아니라도 영국 EPL이 열리는 시기에는 밤새워 축구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다. 2002 월드컵을 치를 때는 4강 신화의 금자탑을 쌓아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또다시 메달을 노리는 태극전사들이 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축구팀을 대파하고 강호 독일과는 비겨 국민들을 통쾌하게 했다. 사드로 인한 국론 분열, 불황, 찜통더위에 찌든 국민들에게 모처럼 기쁨을 주었다. 다음 멕시코 경기에서도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 반드시 8강에 진출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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