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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방학은 값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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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7  19: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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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일기장은 담장 /차곡차곡 쌓은 이야기 벽돌, /열면 돋아 난 /꿈이 한 웅큼 /땅거미 오도록 그을린 얼굴 /바람을 차고 달린 뽀얀 흙고물 /상추 싸는 맘으로 /하루를 챙긴 /어~어! 알록달록 하루 아깝게 가네. / 필자의 동시 ‘일기장’ 전문이다.

요즘, 동심의 실종이라는 엄청난 질책 속에서 모처럼 아이들 웃음소리가 제법 출렁인다. 뭐니뭐니 해도 방학 덕분이다. 아이는 신나는데 부모입장에선 벌써 멀미를 한다. 아이가 되레 어른 걱정이니 따지고 보면 부모도 자녀도 어차피 보호자다. 사실, 부모와 소통한 시간이 많을수록 사춘기가 돼도 말문을 술술 연다. 서로 함께하는 생활에 익숙해야 방학은 행복하다.

‘방학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무심히 흘린 말이 아이들에겐 청천병력 같다. 싱그러운 햇볕에 여름 과일이 익어가듯 제 키보다 훨씬 높은 자전거를 끌고 다니느라 그러잖아도 늘상 방학은 짧은 데 말이다. 집안 일을 야무지게 도우려다 혼쭐난 일까지 아이들에겐 꿈이요 생명이요 미래다. 아이들이 건강해야 주도적으로 자기 문화를 창조할 근육도 붙는다.

멀쩡한 아이 과제를 왜 부모가 대행하고 ‘안 돼, 안 돼’란 말로 잔소리만 늘리나? 대체 부모 눈엔 되는 게 무엇인지 모를 일이다. 그런가 하면 아이 입에서 떨어지자 마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데 엄마 스스로 길들여진다. 무엇이든 알아서 먼저 해주는 얼치기 부모야 말로 데면데면한 애착일 뿐, 그러면서 버거워 미쳐 버리겠단다. 도대체 자녀와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며 별 이야기를 해본 건 언제쯤인가. 아이들도 도움이라고 느낄 땐 고마워하지만 압박에는 스트레스로 시달린다.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야

부모의 생각 및 태도, 가치관은 자녀의 인성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예부터 ‘아이 한 명을 제대로 키우려면 마을 사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가정과 학교, 사회의 연계가 절대적이다. 부모 먼저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때 비로소 아이들 지혜도 움쭉 자란다. 꼭 캠프나 여행이 아니더라도 기댈 수 있는 가정과 피붙이의 소중함을 익힐 기회를 자꾸 만들어 줘야한다.

좀 더디면 어떤가. 시끌벅적한 속에서 마음도 커지고 부모의 온도만큼 넓어져 간다. 방학이야말로 평생 그릇을 굽는 아이들의 전부다. 방학은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요 인생의 의미이자 행복의 근원이다. 얼마나 동화같은 기간 인지는 아이 밖에 모른다. 방학이 중요한 건 마음 놓고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딱 들어맞는 공식은 없다. 실수를 반복하는 가운데 여물고 성장한다. 비록, 엉뚱할지라도 인정하고 응원하며 기다리는 여유, 그 안에서 제대로 된 사람됨이 자란다. 아이를 찬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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