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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의 교훈이재준 전 충청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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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07  17: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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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과 내에 대한 설화는 대개 비극을 담고 있다. 충주 달래강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오누이의 비련을 담고 청주 무심천은 어린 아들을 잃은 한 여인의 한으로 엮어진다. 남매의 경쟁과 죽음, 남아 선호사상으로 귀결되는 축성설화(築城說話)와 견주어 보면 그 비극적 요소가 비슷하다.

청주 시내 중심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내가 무심천이다. 물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역류하는 지형은 그리 많지 않다. 무심천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 한 것은 18세기 중엽. 이 시기에 제작된 ‘해동지도(海東地圖) 청주목(淸州牧)’에 보인다. 또 해동지도보다 뒤에 나온 ‘호서전도(湖西全圖)’ 청주목’에도 표시되어 있다고 한다.

무심천 만큼 지명에 대한 이설이 존재하는 것도 드물다. 무심히 흐르는 내’라고 하여 붙여졌다는 설, ‘물이 없는 내’ 즉 ‘무수천(無水川)’이 변한 것이라는 설도 있다. 또 청주의 고명이 '무성(武城)이었으며 뚝 안으로 심천이 흐른다 하여 ‘무심천(武沁川)’이 됐다고도 한다. 그리고 불가의 ‘무심(無心)’에서 왔다는 설이 있다. 운천, 탑동, 사직동 등 무심천변에 불사(佛寺)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명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불가의 ‘무심’에서 기연됐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불가에 ‘무심론’이 있다. 돈황석굴에서 찾아진 달마대사의 글이다. “중생의 불성은 마치 구름에 가린 해와 같아서, 망념의 구름이 없어지면 지혜의 해가 바로 나타난다. 망념이 다 없어지면 무심이요, 지혜의 해가 나타나면 견성(見性)이며 진심(眞心)이다. 그러므로 진심이 바로 무심이다(無心卽 眞心 眞心卽無心)” 그래서 불자들은 무심을 곧 덕(無心是德)으로 여겼다. “무심을 깨닫기만 하면 그것이 바로 수행이다"라고 하여 무심삼매(無心三昧)로 생활 원리를 삼았다고 한다.

◇무심을 덕으로 삼는 정치지도자의 덕목이 아쉽다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은 평생 ‘무심’을 익우(益友/더 할 수 없는 벗)로 삼았다는 일화가 있다. 세상 욕심을 버리고 유유자적한 무심의 삶을 살았으며 만년에는 지리산에 숨어 그가 간 곳을 몰랐다.

직지심체요결(佛祖直指心體要訣)을 엮은 백운화상(白雲和尙)은 무심선사(無心禪師)로 일컬어진다. 스님이 지은 선시(禪詩) 가운데 무심가(無心歌)는 백미다.
-(전략) 지자는 마음을 비우되 경계를 비우지 않네(智者忘心不忘境) / 마음을 비우면 경계는 절로 고요해지고(境寂心自如) / 경계 고요하면 마음은 절로 여유로워 지니(忘心境自寂) / 무릇 이를 일러 무심 진종이라 이르네(夫是之謂無心眞宗) -

직지는 백운화상의 제자인 석찬(釋璨), 달잠(達湛), 비구니 묘덕(妙德) 에 의해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되었다. 이들은 모두 선사의 시자(侍者)로서 그중 비구니 묘덕은 흥덕사 직지뿐 아니라 취암사 목판본인 ‘직지’ 간행에 관여한 인물이다. 이들은 모두 스승의 가르침인 무심을 실천한 스님들이다. 이를 감안 하면 무심천이란 지명이 세계문화유산 직지와도 무관한 것은 아닌 성 싶다.

요즈음 일부 정권 실세들의 비리커넥션이 속속 드러나 국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그 가운데 몇몇 중심인물이 청주 출신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이 고향 무심천 내력과 의미를 모르는가 아는가. 진정으로 마음을 비우고 ‘무심’을 덕으로 삼는 정치지도자들의 덕목이 아쉬운 그런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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