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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다. 알몸 뒤풀이류경희 편집국장
류경희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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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07  17: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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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이 끝나면 지긋지긋한 교복에서 벗어난다는 해방감에 밀가루를 쓰고 운동장을 뛰어다니던 졸업 퍼포먼스가 수십 년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치기는 요즘엔 깜에도 들지 못하게 됐다.

적어도 교복뿐 아니라 속옷까지 모두 벗어버린 채 온몸과 머리에 밀가루와 계란 범벅을 하고 거리를 활보하는 정도라야 겨우 시선을 끈다고 한다. 일명 튀김옷 퍼포먼스다. 제 딴엔 졸업의식을 치르고 있는 아이들의 행태가 도저히 애교로 봐 주기가 힘들 만큼 과격해진 것이다.

더욱 놀라운 일은 남학생들의 망동에 여학생들까지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를 뿌리는 것도 신성한 졸업식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개탄했는데 엄동설한에 치부를 드러내고 날 뛰는 아이들이라니, 상상도 할 수 없는 발광이며 발악이다.

이러한 졸업의식은 몇 년 전부터 거의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 야단스럽고 자극적일수록 흥이 솟는 졸업생 선배를 위해 재학생 후배들은 축하 꽃다발대신 가위와 밀가루, 냄새나는 액젓, 계란 등을 들고 환영의식에 참가한다. 그리고는 선배의 교복을 가위로 찢어 벗겨낸 후 밀가루와 계란, 액젓을 속옷에 뿌려댄다.

오물을 피해 도망 다니는 선배와 계란을 투척하는 후배, 소화기를 들고 나와 분사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녀석들까지, 그야말로 졸업식장은 난장판이다.

그런데 모자이크처리 없이 인터넷에 게시된 졸업식 알몸뒤풀이 사진을 대한 기성세대와 신세대간의 반응이 금을 근 듯 양분되어 있다. 남들을 배려해야 하는 기본적인 도덕마저 잊고 있는 무절제하고 부도덕한 작태라 걱정하는 기성세대의 걱정과 한때의 장난이니 자신들만의 졸업식 문화를 인정해달라는 신세대의 주장이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청주아이들도 해괴한 뒤풀이에 어느 대도시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중등학교의 졸업식이 이어지던 전년의 이맘때쯤, 마침 성안길의 나섰다가 희한한 꼴을 목격했다. 이삼 십여 명의 졸업생 아이들이 팬티바람에 맨발로 인파가 넘치는 상가도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밀가루범벅이 된 등판을 허옇게 드러내고 괴성을 지르며 거리를 질주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폭력배 무리처럼 위협적이었다.

생각 없이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놀라 비명을 지르며 길을 피했지만, 그 와중에도 카메라 폰으로 촬영을 하며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엉겨 삽시간에 성안길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한참을 무리지어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한 백화점 계단에 도열하더니 팔을 흔들며 교가로 짐작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음이 이탈되어 거의 괴성에 가까운 부르짖음을 한동안 계속하던 아이들은 합창이 끝나자 뿔뿔이 흩어졌다. 그나마 알궁둥이을 가리는 팬티라도 걸치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싶었다.

드디어, 점점 파행으로 치닫는 과도한 졸업식 뒤풀이를 막기 위한 생활지도에 충북 전체의 모든 교직원과 단체들이 나서기로 했단다. 도내 초·중·고교 80%가 졸업식을 갖는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 중·고교 교직원, 충북지방경찰청과 스쿨폴리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충북지부, 충북자율방범연합회, 해병대전우회 충북지부, 배움터지킴이 충북지부, 교외생활지도위원회가 지역별로 나눠 늦은 밤까지 합동으로 대대적인 생활지도를 할 예정이라는 경고를 냈다.

뒤풀이 행사에 직접 참가하는 학생들은 물론 알몸상태 모습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 배포하는 행위 모두를 처벌한다고 하는데 '공갈', '폭행', '강제추행·강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적용하는 죄목이 상당히 복잡하고 무시무시하다.

풀어놓은 망아지처럼 날뛰는 아이들을 법으로라도 묶어놓겠다니 마음이 놓인다. 그러나 자신들만의 문화인데 뭐가 잘못된 거냐고 볼이 부어있는 아이들의 정신을 바로 잡는 일이 앞으로의 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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