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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안 해~’ 지구대
류경희 편집국장  |  queenkyungh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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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15  13: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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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경희 편집국장
개그콘서트 ‘비상대책위원회’에는 사건 해결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망신단지 경찰본부장이 나온다. 갑갑하고 속 터지는 경찰의 행태를 풍자하여 큰 웃음을 주고 있는 덜덜이 본부장의 말버릇 "안 돼애애애~”는 요즘 최고의 유행어로 떴다.

5대5 가르마 머리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안 돼에'를 외치며 따발총처럼 안 되는 이유를 나열하는 본부장님의 대사는 이렇다. 범인이 고등학교에 독가스를 살포하겠다고 협박 중이라 10분 안에 학생들을 대피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급한 보고를 받은 본부장님, 펄쩍 뛰며 특유의 ‘안돼애’를 외친다.

“야, 안돼~! 방독면 500개를 언제 구해서 어떻게 씌우고 어디로 대피시키냐? 어? 그러면 우리가 위에 가서 예산 결재해달라고 해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청장님한테 가서 ‘결재 좀 부탁드립니다’ 이러면 청장님이 ‘야! 방독면이 우리 거냐? 비상물품 아니야? 국방부로 가봐’ 그럼 내가 국방부로 가면은 ‘에이 그건 구호물품이잖아 보건복지부로 가야지’ 그래서 보건복지부로 가면 ‘그거 고등학생들이 쓴다면서 교육부 아니야?’ 내가 교육부 가면은 ‘공기가 통하고 숨 쉬는 거면 환경부 같은데?’”

아무도 결제를 안 해준다고 하며 손사래도 모자라 몸부림을 치는 본부장도 한심하지만 긴급사태를 수습한답시고 등장한 대통령이야말로 무능의 종결자다. 대통령은 국민의 안위보다 참석자와의 의례적인 인사에 더 관심이 있고 비서실장이라는 인간은 식순 진행하기에만 급급하다.

최근 동네 주민으로부터 개그 콘서트의 본부장님과 흡사한 지구대장님이 계신다는 하소연을 들었다.

동네에서 도시가스 연결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 마침 관을 묻어야 하는 위치에 승용차가 주차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리저리 수소문을 해보아도 차 주인을 찾을 수 없자 몸이 단 공사관계자가 지구대에 연락을 했다. 확인한 연락처로 전화를 했더니 차주인은 자신이 외지에 있다며 정 급하면 경찰 입회하에 차문을 열고 차를 움직여도 좋다고 했다.

그런데 전후사정을 설명하며 협조를 구한 지구대에서 기막힌 답변을 했다. 차 문을 열고 차를 앞으로 미는 것은 민사사건이므로 지구대에선 그런 일에 입회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구대의 업무는 형사사건을 처리하는데 있다는 친절한 지구대장님의 거절에 당장 가스관 공사를 하려 장비와 물품을 대기시켜 놓고 있던 민원인들은 열이 올라 머리 뚜껑이 날아갈 지경이었다. 경찰에 거절을 당하고 차선책으로 견인사업소에 견인을 부탁했으나 사업소 직원은 경찰에서 불법주차 차량이라는 신고가 있어야 움직인다는 답을 했다.

엄밀히 구분하자면 불법 주차구역이 아니었으므로 역시 경찰의 협조를 구할 수 없었고, 현장에 나왔던 지구대원들은 자신의 일이 아니라며 당당히 철수했다. 차량문을 열어 주기 위해 출동한 열쇠 아저씨도 출장비만 챙긴 후 돌아갔다.

지구대의 설명처럼 형사사건을 일으켜야만 일이 해결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차된 차를 망치로 부수거나 불이라도 싸질러야한다는 말인가.

국민생활안전과 지역주민의 기대에 걸 맞는 고품격 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역경찰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게 되어 지구대가 설립되었다고 했다. 경찰의 홍보문구를 찬찬히 분석해 보니 협조를 거절한 지구대장의 행동에 답이 나온다.

‘오호라, 동네 가스관 연결 공사는 고품격에 한참 못 미친 저질 민원이라 지구대의 냉대를 받게 된 것이로구나.’

참고로 고품격 민원만을 상대하는 고상한 지구대는 흥덕 경찰서 소속의 S 지구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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