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청이 충북도의회에 요청했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임의편성 재의(再議) 요구를 자진철회했다.

도교육청이 올해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도의회가 교육감 동의 없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6개월분인 412억원을 임의 증액, 의결하자 재의를 요구한 지 5개월만에 철회한 것이다.

도교육청은 도의회에 제출한 누리과정 재의 요구안을 거둬들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도교육청은 “교육감 예산 편성권이 존중되고 제10대 후반기 의회와의 협력 관계가 강화되기를 기대한다”며 “재의 요구 철회는 전반기 의회와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임의 편성 예산이 모두 집행된 점과 함께 인천교육청 등 비슷한 사정의 교육청들이 잇달아 재의 요구를 철회한 점도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김병우 교육감은 의회가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며 강제 편성한 어린이집 예산 6개월분에 대해 “(보육대란 위기를 맞아) 물에 빠진 아이 먼저 건진다는 심정”이라며 지난 2월 25일 집행을 선언했지만, 재의 요구는 철회하지 않아 의회 다수당인 새누리당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의회는 김 교육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재의를 법적 마지노선인 7월 의회로 미뤘다. 재의 요구안은 본회의 개최 일수를 기준으로 ‘10일 이내’에만 처리하면 된다.

의회는 재의 요구안 접수 이후 도교육청의 본청 조직개편안을 부결 처리한 바 있고,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최근 도교육청의 교육공동체 헌장 제정을 강력 반대하기도 했다.

이번 재의 요구 철회로 대립 선상에 서 있던 새누리당 의회와 김 교육감의 관계가 개선될지도 주목된다.

후반기 의회는 다음 달 회기에 다시 제출된 교육청 조직개편안과 추가경정 예산안을 심사한다.도의회는 도교육청이 이번 추경에서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은 세우기로 했지만, 어린이집 예산 부족분(7∼12월)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도교육청은 충북도가 미납 상태의 학교용지부담금(531억6천100만원) 중 상당액을 전출하면 이를 어린이집 누리과정 비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은 세워놓고 있다.

도교육청이 추경예산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세워 보육대란을 막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