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라앙 스리라앙 아라리요/ 사주랑은 받아서 무릎에 놓고/ 한숨만 쉬어도 동남풍 된다/ 아리라앙 아라리요…"

일제에 의해 중국 옌볜(延邊)으로 강제 이주된 충북 출신 동포들이 망향의 한을 달래며 자주 불렀다는 `청주 아리랑'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6일 청주시립국악단에 따르면 `청주 아리랑'을 모티브로 만든 '청주 아리랑을 위한 아리랑 환상곡'이 최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아리랑 세계화 사업을 위한 국악관현악곡 공모'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청주 아리랑'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아리랑으로 뽑힌 것이다.

이 환상곡은 `청주 아리랑'의 서정적이고 애절한 곡조에 빠른 장단을 섞어 15분 분량으로 만들어졌다. 중간에 `청주 아리랑' 제창이 나온다.

청주시립국악단의 정규현 단무장은 "청주 아리랑도 경상도 아리랑처럼 낮은 음으로 시작한다"면서 "하지만 가사와 `아리라앙 스리라앙'이란 후렴구가 독특하고, 전체적으로 아리랑 원형에 가깝다는 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까지 청주를 중심으로 충북 지역에서만 불렸다고 하는 `청주 아리랑'은 오랜 세월 명맥이 끊겼었다.

그런 `청주 아리랑'이 다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옌볜 정암촌(亭巖村)의 존재가 알려진 1994년부터다. 당시 이 마을에는 일제 때 끌려간 청주, 청원, 보은 출신 동포들의 후손 80여 가구가 정착해 있었다.

청주 농악보존회 회장을 맡고 있던 충북대 임동철(65ㆍ국문과) 교수가 옌볜대와 학술교류를 하다가 `청주 아리랑' 얘기를 듣고 정암촌을 방문했다. 이 마을에서 구전돼 온 아리랑 가락이 일본 강점기 때 청주에서 불렸던 노래라는 사실을 주민들을 통해 확인했다.

그후 정암촌과 교류가 시작됐다. 충북도는 2000년 정암촌 1세대 32명을 초청했고 2002년에는 충북 국악협회가 현지를 방문해 `청주 아리랑' 악보를 만들었다. 2010년에는 `대충청 방문의 해'를 맞아 제작된 `충북의 소리'에 `청주 아리랑'이 지역을 대표하는 노래로 수록됐다.

조순현 충북도 문화재전문위원은 "어린 나이에 시집을 온 며느리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노래"라며 "가사와 곡조가 구성진 청주 아리랑은 우리가 보존해야 할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