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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모토 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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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18  19: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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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리스트

"거친 바다에 큰 배 띄우고 떠나시는 당신 / 무사히 빨리 돌아오세요 / 목욕재계 하고 아무 일 없기를 신에게 빈다면 / 바다의 파도가 아무리 심하더라도 / 사고인들 나겠나요...(의역)"

일본 최고(最古)의 문학집인 만엽집(萬葉集)에 실려 있는 노래다. '사신을 신라에 파견하는 노래들'에 실려 있는 이 가요는 사랑하는 한 부부가 서로 주고받은 것이다.

663AD 8월 백제-왜(倭) 연합 복국군(復國軍)은 마지막 항전지 주류성에서 최후를 맞는다. 왜 왕실에서는 주류성이 함락되자 나.당 연합군이 쳐들어 올 것을 예상하고 이들을 막기 위해 규수(九州. 筑紫) 해안을 방어하는 결정을 한다.

관동지방에 살고 있던 청년들이 징집되어 규수로 떠나면서 오사카와 그 부근에 바닷가에서 잠시 쉬며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이 '병사의 노래(防人歌)'는 만엽집에 많이 실리게 된다. 고대 백제의 멸망과 복국의 의지와 관련이 깊은 규수지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틋하다.

규수의 후꾸오까(福岡), 구마모토(熊本) 현에는 많은 백제유적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재부시(太宰府市)의 대야성(大野城)과 수성(水城) 유적이다. 대야성은 백제유민들이 신라군에 대항하기 위해 쌓은 백제 식 성이다. 전장 8km나 되는 이 성은 부여에 있는 청마산성(靑馬山城)과 너무 닮아있다. ‘수성’은 당시 태재부 정청(政廳)이 있던 치소(治所)의 외성으로 80년 동안 발굴을 통해 백제인들의 도래와 문화의 잔영을 고스란히 드러낸바 있다.

후꾸오까 시 신사(神社) 천만궁에는 백제, 신라의 옛 풍류인 곡수연(曲水宴)이 지금도 내려온다. 이 행사는 굽이도는 물에 잔을 띄워 자기 앞에 오기 전에 시를 지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벌주를 먹어야 하는 풍속이다. 한반도 도래인들에 의해 전해진 이 풍류는 천 수백년 역사의 시공을 이어주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 한 것은 이 규수에 살고 있던 백제 후손들이 임진 전쟁당시 선봉군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한말 민비시해 당시 이를 주도했던 무사들도 규수의 낭인들이었다는 설이 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때 구마모토의 성주였던 가토기요마사(加藤淸正)는 선봉장이 되어 울산 지역에 주둔했다. 가토는 왜성인 울산 왜성을 쌓았으며 조선인들을 강제로 끌고 가 구마모토에서 살게 했다.

오늘날 구마모토 중심가에는 재미있게도 '울산정 역(驛)'이 있다. 유래를 적은 안내문에는 '조선의 울산'에서 유래하였다고 쓰여 있다. 구마모토에서는 '울산 간장'이 지역 특산품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구마모토 시는 백제에 대한 역사적 향수가 강하여 83년부터 충남도와 결연을 맺고 활발한 교류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 구마모토 현에 연이은 강진으로 피해가 엄청나다는 소식이다. 사망자는 41명, 부상자는 2천 명을 넘어섰다. 이 현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활화산인 아소산(阿蘇山) 분화구도 폭발,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다. 2차례 구마모토 지진은 진동의 여파가 커 부산지역까지 감지가 되었다.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초 지진 기록(삼국사기)은 신라유리왕 11년(25AD) ‘천지가 뒤흔들리고 땅이 꺼졌다’는 기사다. 신라 혜공왕 때(779AD)는 경주 에 지진이 일어나 집들이 무너지고 사망자가 100여 명에 이르렀다는 기사가 있다.

정부는 구마모토에 외교부 신속 대응 팀을 급파했다. 규슈에는 2만3천 명, 구마모토 현에는 1천여 명의 재외국민이 있지만 우리 국민의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신속히 지원단을 파견한 것은 인도적 차원에서 잘한 일이다.

정부는 만약을 가상한 한반도 지진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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