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사관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고 있는 최정규 생도(21·공사 62기·사진)가 위탁 첫 학기에서 학업성적 1위를 차지, 한국 공사의 명예를 높였다.

지난 해 8월 미국 공사에 항공공학 전공으로 입학한 최 생도는 위탁 첫 학기인 1학년 1학기에서 공학과 컴퓨터 공학, 행동과학, 미적분 등 5개 과목, 15학점을 수강해 모두 A학점으로 평점 4.0 만점을 받았다. 미국 공사 1학년 1066명의 생도들을 모두 제쳤다. 유학생활 8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최 생도의 성적은 미국 대학 중에서 10위권 내 우수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 공사에도 학기당 1∼2명 뿐이 받지 못할 정도의 꿈의 학점이다.

한국 공사 2학년 재학 중 미국 공사 위탁생도로 선발돼 지난해 부푼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를 탄 최 생도의 유학생활은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다. 대원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해 영어에 나름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 최 생도의 짐작이 빗나갔다. 외국인과의 생활이 처음인데다 모든 교육과 훈련 과정이 영어로만 진행돼 수업 자체를 알아듣지 못하고 더욱이 자신의 뜻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벽에 부딪혔다. 매일 주어지는 과제와 프로젝트, 퀴즈 등 빡빡한 학업일정과 군사훈련·체력단련 등은 본토 생도들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그러나 최 생도는 역시 자랑스런 한국 공사 생도였다.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쉽지 않았던 최 생도는 한국 특유의 뚝심과 국내 생도 시절 몸에 체득했던 성실을 바탕으로 서서히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군사외교사절로서 한국을 대표하고 있다는 생각 뿐이었다.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자 최 생도는 무섭게 성장했다. 오히려 미적분 과목은 미국 생도들과 외국군 위탁생들도 최 생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최 생도는 학업 뿐만 아니라 군사 분야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학업과 군사 분야 평점 3.0 이상인 생도에게 수여하는 배지(pin)를 달 수 있는 영예도 얻었다. 외국군 위탁생도가 첫 학기 만에 달성한 성과로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 생도는 "대한민국과 공군사관학교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 같아 기쁘다"며 "국가대표 사관생도라는 생각으로 졸업까지 남은 3년 반의 생도생활에 최선을 다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