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지역에 초등학교 취학대상임에도 3년째 입학하지 않은 학생이 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친모에 의해 살해, 암매장 된 것으로 알려진 ‘안모양 사건’ 이후 또 다시 소재 파악이 되지 않는 ‘미취학 아동’으로 인해 충북도교육청과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이 장기결석 및 미취학 아동에 대한 5차 전수조사를 통해 초등학교 미취학 1명, 중학교 장기결석 등 미진학 7명 등 8명을 소재 불명으로 경찰에 수사의뢰 했다.

경찰은 중학생 7명에 대해서는 가출 상태인 것으로 파악했으나, 초등학생 1명에 대해서는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안 양이 부모의 가혹행위로 숨진 뒤 암매장된 사실이 5년이 지나서야 드러난 상태에서 교육청은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학생 안전 문제로 바짝 긴장하고 있다.

2014년 청주의 A초교 입학대상이었던 B양은 정상적으로 취학했더라면 3학년에 해당되는 나이인데 아직 취학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 등이 미취학자 전수조사를 벌여 오면서 지난달 해당 학교와 동사무소 직원이 B양의 청주시 수곡1동 거주지를 찾았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고, 학교 측은 매뉴얼에 따라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달 17일 신고를 받은 청주 상당경찰서의 현장 조사 결과 B양은 부모와 2013년 2월까지만 이곳에서 살았을 뿐 현재는 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B양 가족의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지금도 이 아파트로 돼 있었다. 2014년에 A학교 취학통지서가 나왔던 이유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B양 가족이 ‘도피’ 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부부는 수억원대 사기 사건에 연루돼 B양을 데리고 잠적했고, 2013년 11월께 지명 수배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양과 그 가족의 행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B양 가족은 그동안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숨어 지내고 있다.

경찰은 부부의 친인척을 통해 수소문해 봤지만 B양 가족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했다. 지난해 B양 할아버지 장례식 때도 그 가족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부부가 수배 상태인 만큼 B양만 ‘실종아동 프로파일링시스템’에 입력한 상태다.

경찰은 부부가 자수하거나 검거돼 죄의 대가를 받고 아이는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게 하는 것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삼고 있다. 그러나 B양 가족이 이미 극단적인 선택을 했거나 그럴 수 있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상당경찰서 관계자는 “B양이 안전하게 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춰 수사를 펴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 미취학·장기결석 초등학생, 미진학·장기결석 중학생 보고 누락자가 더 있는지 긴급 파악해 보고하라고 이날 도내 각 초·중학교에 지시했다.

도교육청은 또 △의무취학 유예 신청 시 아이 동반 △지자체·경찰과 함께 장기결석 학생 대면 점검 △미취학·무단 결석 시 익일부터 유관기관과 면밀한 조사 시행 △정원 외 관리 학생 학적관리 강화 등 종합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달부터는 유치원·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대응 매뉴얼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유치원·어린이집에 적용할 ‘아동학대 조기발견 및 관리 대응 매뉴얼’도 다음달 중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초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아동학대가 의심되거나 2일 이상 무단결석했지만 아동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 수사 의뢰를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