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의무 휴무일을 강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시행을 앞두고, 롯데마트 충주점이 영업시간을 연장하는 꼼수로 대응했다가 반나절만에 철회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롯데마트 충주점은 1일부터 기존 오전 10시∼오후 11시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자정으로 하루 2시간씩 연장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월 1∼2일을 의무적으로 휴무하게 됨에 따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롯데마트 충주점은 이날 오전 평소보다 1시간 이른 9시에 개점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돌연 영업시간 연장 철회의사를 발표했다.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의 상생과 대형마트 근로자 근무여건 개선을 내걸었던 법 개정 취지를 무색케 하는 영업시간 연장에 대해 지역 전통시장 등 중소상인과 입점업체들의 반발이 표면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마트 충주점은 이번 조치로 월(30일 기준) 390시간 영업에서 420(2일 휴무)∼435시간(1일 휴무)으로 영업시간을 법 개정 전보다 오히려 월 30∼45시간 늘리려던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충주지역 중소상인들은 물론 롯데마트 입점업체들까지 반발 움직임을 보였다.

충주지역 10개 전통시장상인회 임원들은 3일 전체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하고, 회의결과에 따라 실력행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할 태세였다.

강성삼 충주시 중소상인연합회장은 "대형마트가 영업시간을 더 늘린다면 가뜩이나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상인들에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며 "전통시장 상권을 붕괴시키는 조치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 입점업체 점주들도 지난달 30일 충주시청을 항의방문해 지자체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대다수 주부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이 바뀌면 자녀들의 등교준비 등 가정생활이 어려워지고 퇴근 시 교통비 부담이 늘고 안전한 귀가가 위협받는 등 근무여건이 열악해지는 것을 호소하며 퇴직의사까지 밝혔다. 더욱이 점주들은 이른 아침과 밤 늦은 시간의 마트 이용객이 적어 수익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직원들의 반발까지 이중고를 겪게 될 처지에 놓였다.

결국 롯데마트 충주점은 연장영업을 철회했지만 상생은 커녕 법 개정을 무력화 시키며 골목상권을 울리려던 꼼수는 비난을 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식경제부의 시행 지침이 내려오는대로 다음 달 열리는 시의회 임시회에 관련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