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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발 맞지 않는 누리과정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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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2.21  19:5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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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논란이 장기전으로 돌입한 가운데 충북도교육청의 해법 모색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 학부모회·시민단체 관계자, 교직원 등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하여 정책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너무 지리멸렬할 정도로 비겁하니 이래저래 애를 태우는 건 학부모다. 예산 집행 거부야 말로 수긍 못할 도의회의 무시라며 감정의 골이 깊다싶더니 마침내 충청북도교육청 조직개편을 부결 처리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삼척동자도 예견한 ‘누리과정 갈등의 희생양’ 맞다.

한 쪽 생각이나 주장대로 안되는게 세상사다. 일방통행적 빗질에 익숙하다보면 자칫 상대적 오해가 짙을 수 있다. 교육청 내부 직원조차 태클을 거는데 의회가 알아서 챙겨줄리 만무하다. 때에 따라 어리석은 듯 밀리고 당기는 동반 추임새가 절실한 이유다. 갈등을 따지기 전, 세 기관(충청북도도교육청, 충청북도, 충청북도의회)모두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잊은 실수다. 최우선으로 누리과정 예산부터 매듭짓는 게 순서였다. 결국 교육부·복지부 장관, 총리 닦달에도 꿈쩍 않는 교육감을 조준하여 "누리과정 예산편성은 법적 의무사항"이라며 대통령까지 ‘교육청 감사 운운’의 포문을 열지 않았던가?

다툼은 결국 ‘네 탓’ 공방이다. 문제는 셈법 없는 대선공약 남발에 있다. 마구 쏟아낸 선심성 정책의 처참한 답안 아닌가. 몇 개월짜리 땜질식 예산을 풀어 당장 급한 불을 끄려는 발상이 더 큰 문제다. 현장성 없는 대책을 정답이랍시고 떠들지만 정치권의 결단 외엔 글쎄다. 보육걱정 말고 출산율 높이라더니 아이들을 볼모로 갈수록 배짱이다.

원래, 영·유아보육법의 적용을 받는 보육기관인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와 시도지사 책임이다. 또 유아의 보육은 아직 완전한 공교육 범주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민간주도형 시설인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의존도가 높다. 따지고 보면 저출산 원인도 결국 보육 문제다. 만 3∼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누리과정) 실현에 엄청난 예산을 퍼부었으나 오히려 정신적 공황만 늘었을 뿐 결혼과 출산율은 진전이 없다.

정말, ‘무상 보육’만 믿고 아이를 낳았다간 낭패란 걸 혹독하게 경험하고 있다. 어린이집 관할권조차 없는 교육감에게 누리과정 예산의 책임 전가는 모순이다. 들쭉날쭉한 보육정책으로 혼란에 빠지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돌아간다. 그렇다고 별다른 묘책이 없는 건 아니다. 보육과 교육 모두를 교육감 관할로 통합하면 문제는 해결된다. 유아야 말로 하얀 백지와 같아서 어른들의 손길에 따라 쉽게 상처받고 금세 방방 뜨는데 어쩔 건가?

임시방편으로 1,2월 예산은 틀어막았지만 3월부터는 또 ‘대란’이 우려 된다. 암만 생각해봐도 어린이집 관리 감독권도 없이 예산만을 책임지는 건 손발 맞지 않는 정부나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행정이다. 해묵은 반론을 떠나 언제까지 변명으로 민망스럽게 할 셈인가. 이미 소는 잃었지만 남은 외양간마저 쓰러지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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