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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강타하는 ‘부러진 화살’김춘길 주필 겸 대기자
김춘길  |  kck90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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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01  17:4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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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정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는 피고인이 재판장과 공판 검사에게 공격적으로 따지고, 재판장에게 석명권(釋明權)을 제대로 행사하라고 목청을 높일 때 관중들은 통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장이 오만하게 보이는 자세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증인. 증거 신청 등을 거부할 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그리고 종영 자막이 뜨면 박수치던 관중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자리를 뜬다

정지영이 감독한 영화「부러진 화살」이 연일 사법부를 강타하고 있다. 이 영화는 대학 본고사 수학문제의 오류를 주장한 뒤 1995년 교수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김명호 전 조교수가 복직소송에서 패소하자 석궁을 들고 당시 재판장이던 박홍우 서울고법 부장판사(현 의정부 지법원장)를 찾아가 일으킨 사건의 항소심 재판과정을 영화한 것이다.
 
박스오피스 1위로 지난 31일 누적관객 2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전국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러진 화살」은 사실과 허구가 혼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중들이 김영호 조교수의 입장에 동조,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확인시키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사법부와 변호사업계. 경찰.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부러진 화살」의 흥행으로 사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확산되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지난 30일 서울 고법과 서울 중앙. 행정. 가정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판사와 직원들에게 “국민이 재판의 실상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한 영화를 보고 어째서 재판의 전형이라 생각하고 법원에 대해 좋지 못한 감정을 갖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판사들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며 불편해 하고 있지만 자성해야 한다는 사법부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 예로, 서울 중앙지법은 오는 6일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소통2012 국민 속으로‘ 행사를 열고 국민감정과 법원의 괴리 등에 대해 국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기로 했다. 법조계는 이번 행사가 이벤트 차원을 넘어 사법부 자성의 계기로 삼아 사법개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법부 권력 높은 담장 허무는 계기돼야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청주지법(법원장 서기석)도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 바람직한 재판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 1월 20일부터 모든 재판부의 재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재판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재판 후 무기명으로 실시하는 이 설문조사는 △재판장이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며 충분한 변론기회를 제공하는지 여부△재판장의 음성이 명확하며 쉬운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재판장이 공정. 신속하게 재판을 진행하는지 여부△재판장과 참여 직원의 친절 여부 등 12개 항목으로 되어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의 반응은 기관지 대한변협신문(1월23일자)에서 일부 나타나고 있다. 이 신문은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겨눈 영화계’라는 1면 기사를 통해 “독재정권시대 아닌 민주화가 된 지금은 일부 판사의 권위주의적 재판 진행과 인간에 대한 설익은 심판이 국민에게 사법에 의한 테러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고 일부 재판장의 독선을 지적했다.

경찰은 「부러진 화살」의 모방범죄를 우려, 오는20~25일간 전국 1224개의 석궁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이 영화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반응은 일부 허구가 가미되어 있지만 사법부 권력의 높은 담장을 허물기 위해 판사들의 반성이 선행되어야 하며, 비 선출권력에 대한 국민적 통제장치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재판을 받아본 시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판사의 권위적 위압적 재판 진행 행태는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부는 국민들이 뭘 모르고 「부러진 화살」에 박수치고 있다고 폄하만 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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