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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인권유린, 위험 수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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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1.24  18: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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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세상에, 세상에’ 도무지 부모라고 믿기지 않는다. 짐승보다 하수인 개체들이 인간 세상에 섞여 사람 행세한 게 맞다. 연일 굶기고 가두고 욕하고 때리고 죽이고 그러다 시체유기까지 주범은 부모였다. 입에 담기조차 섬찟한 사건 사고들, 인권유린의 위험 수위다. 자식을 낳아 제대로 된 사람으로 길러내는 과정이야 말로 오로지 땀과 사랑의 점철(點綴)이다. 그 표현으로도 부족하다.

요즘, 대부분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함께 만든 음식으로 가족 웃음을 그려내고 친척과 만나 서툴렀던 피붙이와 섞여 촌수 따지기에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에서 친족의 근육이 붙기도 한다. 또래끼리 어울려 동네 골목마다 시끌벅적해야 폼나는 방학이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마구 뛰고 부딪치는 시간 속에서 너른 품이 생긴다. 부모의 전부가 자식이 듯 방학은 아이들 삶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방학을 마주할 때마다 부모와 자녀의 해석은 언제나 전혀 다르다. 다른 집 아이보다 뒤진 걸 좋아할 부모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배움엔 시기와 순서가 있는 법, 무조건 먼저 나선다고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여전히 끊지 못하는 악순환의 혼란이다. 자녀를 기계처럼 돌리려는 발상으론 창의나 자기주도적 역량은 고사하고 익숙해질수록 폭력과 학대, 인권유린에 근접해 간다. 겉으론 나아지는 것 같지만 시나브로 미래를 어둠으로 밀어내기다. ‘욕하면서 배운다’고 했다. 대물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뼈아픈 댓가에 치를 떨고 있잖은가?

한 달 남짓 방학을 눈이 벌겋게 이리 뛰고 저리 뛴 부모의 보폭만큼 성장은 비례하지 않는다. 방법은 각양각색이지만 대부분 엄마 맘대로다. 짧은 시간 친구들과 어울리려 해도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며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인간관계의 끈을 부모가 잘라놓고 있다. 혼자서도 꾸려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여유, 그런 방학에 아이들은 조금씩 숙성돼 간다. 아이를 다 키워내고 보니 무릎치며 후회할 일도 많다.

필자가 초등학교 저학년 방학 때면 어머니께서 챙겨주신 농주(農酒)를 들고 아버지 일터를 자주 향했다. “방학이 그렇게 좋아?”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 하셨지만 오히려 방학을 더 기다린 건 분명 아버지란 걸 이제야 느낀다. 진담 아닌 농담처럼 “너도 조금 마셔 봐…” 건네주신 생애 첫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부자(父子)간 명화, 두고두고 끈적끈적하다.

물론, 부모도 사람인만큼 완벽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초등학교 아이를 여러 개 학원에 밀어 넣는 걸 보면 끔찍하다. 섣부른 욕심은 분명한 자녀 학대다. 경쟁에만 몰두하다 보면 부모나 아이 모두 외로워진다.

독일 학생들의 방학 생활 결정권은 자녀에게 있다. 학기 중과 달리 대부분 여행을 통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취미활동과 독서, 스포츠를 즐긴다. 학부모의 유일한 철칙 중 하나가 ‘공부를 절대 강요하지 않는’ 최고 교육이다. 닦달만으론 삶의 지혜를 키울 수 없다. 자녀의 방학 색깔을 전부 칠하려는 것부터 인권 유린임을 우린 너무 잊은 채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실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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